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해양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연초부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 위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설비다.
조선3사의 상선 수주는 매주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석유 업체들의 해양플랜트 발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는 부유식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FSRU) 등 심해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선박 등 관련 설비를 뜻한다.
해양플랜트 발주업체는 국제유가 추이에 민감하다. 국제유가가 올라야 해양플랜트 사업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해양플랜트가 돈이 되려면 국제 유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가 배럴당 70~75달러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러나 WTI 평균 가격은 60달러 대 수준에 머물고 있어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가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대 발주액이 1조 원을 넘어 조선업계로서는 대형 호재"라며 "그러나 국제 유가가 70달러를 넘지 않는 한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에 영향을 받아 국제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에 몰리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원유나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심해 시추사업도 주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 3사는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선 수주는 휘파람을 불고 있다.
이달 15일 기준 한국조선해양은 상선 부문에서 44억 달러(약 5조 원)를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 149억 달러(약 17조 원) 가운데 30%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5억6000만 달러(약 1조7700억 원) 물량을 거머쥐어 수주 목표 77억 달러(약 8조7400억 원) 가운데 20%를 해결했다.
삼성중공업도 24억 달러(약 2조7200억 원) 물량을 수주해 수주 목표 78억 달러(약 8조8500억 원)가운데 31%를 거머쥐었다.
조선 3사가 올해 수주 목표를 모두 달성하면 조선업계 총 수주 물량은 약 304억 달러(약 34조5200억 원)를 기록하게 된다. 하이투자증권 리포트는 카타르 발(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수주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도 올해 최대 320억 달러(약 36조3000억 원) 수주가 한계일 것이라고 점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의 320억 달러 수주는 최근 5년간 수주 성적표 가운데 최고점"이라며 "해양플랜트 수주가 뒷받침되면 2010년대 초 조선업계가 누린 대호황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