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는 1일 자동차 운반선(PCTC·Pure Car and Truck Carrier)을 활용한 대형 중량 화물(브레이브 벌크) 사업을 육성해 해상 운송 비(非)계열 분야에서 매출 증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 완성차 시장 회복·해상 물동량 증가로 수혜 기대
올해는 전세계 완성차 판매대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상 물동량 분석업체 MSI,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부터 계속 감소해온 완성차 판매 대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7700만 대에 머물러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MSI, 클락슨리서치는 또 올해 완성차 해상물동량이 1675만 대로 지난해(1509만대)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해상 물동량(1886만 대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회복 기조가 엿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세계 완성차 판매 대수 증가, 완성차 해상 물동량 증가는 현대글로비스에 '청신호'일 수 밖에 없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86척의 선대를 운용했는데 올해에는 약 90척을 운용할 계획이다.
대신증권 보고서는 또 올해 전세계 완성차 운반선 공급이 줄어드는 점도 호재라고 평가했다.
올해 가동되는 전세계 완성차 운반선은 626척으로 지난해(641척)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규 선박보다 폐선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여력이 없는 선사들은 선대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대글로비스는 덩치를 키워 완성차 운송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 브레이크 벌크 시장 공략 가속
현대글로비스는 또 올해 브레이크 벌크 화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브레이크 벌크(대형 중량 화물)는 컨테이너박스와 같은 용기에 적재되지 않고 개품(열린 제품)으로 선적되는 화물을 말한다. 변압설비, 플랜트 설비, 대규모 방송장비 등이 대표적인 브레이크 벌크 화물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선복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주가 많아 완성차 운반선을 대안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운송한 브레이크 벌크 물량을 컨테이너박스로 환산하면 1만3500 TEU가 넘는다. 1 TEU는 길이 6.09m 컨테이너박스 1개 단위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운반선 특성을 살려 화주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자동차 운반선은 선박의 정기 운항 덕분에 벌크선 대비 정시성(제때 목적지에 도착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컨테이너선 대비 유연한 운용이 가능해 화주 요청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전세계 브레이크 벌크 시장 규모는 사업 참여자들이 다양한 만큼 추산하기 쉽지 않다. 뚜렷한 시장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해상운송 경쟁력을 토대로 해운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매출 다변화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브레이크 벌크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이다.
한편 대신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올해 실적은 매출액 19조8550억 원, 영업이익 953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0.1%, 43.9% 성장할 전망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