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거머쥐면서 일각에서는 조선업 업황이 아직 회복된 것이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달 초 기준으로 조선 3사는 145억1000만 달러(약 16조3400억 원)에 이르는 수주실적을 일궈냈다. 이는 올해 조선 3사의 총 수주 목표 304억 달러(약 34조2400억 원)의 47.7%에 이르는 수치다.
삼성중공업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에 5068억 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14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1분기에 영업손실이 2129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조선 3사가 수주 성적표에 비해 1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은 수주 시점과 매출, 영업이익 발생시점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3사가 건조 중인 선박은 2년 전에 수주한 물량이다. 이에 따라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선박이 인도되는 시점인데 2년 전 수주한 물량이 지금에서 야 건조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즉 이들 업체가 올해 1분기에 아무리 많은 선박을 수주해도 이 수주 분량에 대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2023년 이라는 얘기다.
조선 3사가 서두른다고 해서 수주한 물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선3사의 선박 제조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선박 제조를 서두르면 건조 시일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선박을 주문한 선사들은 기존의 선박 인도 시점을 거의 바꾸지 않는 속성이 있다.
예를 들어 A선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이 2021년 12월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주문을 받은 B조선사가 선박 건조를 서둘러 7~8월 경에 선박을 인도하려 한다.
이에 대해 A선사는 LNG전 추출 개발이 완료된 시점에 LNG운반선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선박을 빨리 인도 받아 봤자 사용할 수 없다.
모든 선사가 선박을 활용하기 위한 시간과 장소 등 계약 조건을 미리 체결해 놓고 선박을 발주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가 신속하게 선박을 건조해도 올해 1분기에 수주한 물량은 2023년 1, 2분기가 돼야 매출에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