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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일본차 텃밭' 아세안 시장 1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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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일본차 텃밭' 아세안 시장 1위 '눈앞'

현대차·기아, 1~5월 베트남 판매 도요타 2배… 인도 5월 판매량 1위 차지

(왼쪽부터)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과 인도 카쉐어링(차량공유) 2위 업체 '레브(Revv) 공동창업자 아누팜 아가왈, 카란 제인과 지난 6월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구영기 현대차 인도법인장과 인도 카쉐어링(차량공유) 2위 업체 '레브(Revv) 공동창업자 아누팜 아가왈, 카란 제인과 지난 6월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일본자동차 긴장해!'

현대차·기아가 일본차 브랜드 도요타,닛산 등 일본산 자동차 '텃밭'으로 알려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자동차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판매량을 더욱 늘려가며 1위 업체로 올라갈 수 있을 지 자동차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기아, 베트남서 일본 업체보다 두 배 이상 차 팔아

3일 베트남 자동차공업협회(VAM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5월 베트남 판매량은 4만7860대로 도요타(2만4112대)의 2배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 기간동안 베트남에서 2만4420대를 팔아 도요타보다 380대가 더 많이 1위를 차지했고 기아는 (2만3440대)로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올해 들어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월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한 현지 조립 생산 차량에 자동차 등록세 50%를 감면해주는 세제 혜택을 누렸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전략을 갖춘 게 주효한 셈이다.

베트남 현대차 현지 공장에서는 그랜드 i10, 엑센트, 아반떼, 코나, 투싼, 싼타페, 포터2 등이 생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동남아에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이며 누적 기준으로 베트남 자동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33만4000여대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5월 월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인도 역시 잠재력 높은 자동차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도 자동차 제조협회(SIAM)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에서 판매량 3만6501대를 기록해 토종업체 마루티스즈키(3만2903대)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5월 누적 기준으로는 현대차가 23만208대를 판매해 마루티스즈키(59만8748대)에 이어 2위다.

기아는 이 기간 동안 8만2019대를 판매해 3위 타타(12만4135대)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마루티스즈키와의 누적 판매량 차이가 아직은 크지만 인도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경쟁력 높은 인기 차종을 선보여 1위를 노리고 있다.

인도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 공장 정상화에 따른 생산량 증가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공장 생산라인을 2교대에서 3교대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5631대 팔린 경차 그랜드 i10.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에서 5631대 팔린 경차 그랜드 i10.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기아, 동남아 판매 확대 위한 투자에도 잰걸음...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 주력

현대차 그룹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현지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3월 베트남 타인꽁 그룹과 생산합작법인(HTMV)를 세운 데 이어 2019년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고 현지 판매합작법인을 설립해 연간 10만대의 생산·판매 체제를 갖췄다.

현대차는 또한 일본차 점유율이 96%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에도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15억5000만 달러(약 1조8230억 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시(市) 델타마스 공단에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말부터 연간 15만대 규모의 자동차를 생산해 향후 최대 25만대까지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게 현대차의 사업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탈(脫) 내연기관 추세에 따라 동남아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형태) '그랩'에 2018년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 이후 최근 전략적 동반관계를 강화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연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Battery as a Service)과 전기차 금융 지원 사업을 늘려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약 1조3000억 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약 10GWh 규모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창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lug1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