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추세는 대형화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 마다 자동차 트림(등급)에 관계 없이 차량 크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더 넓은 공간과 편안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자동차에서 숙박하고 여행하는 이른바 '차박(차에서 하는 숙박)'이 인기를 모으며 대형 차량 선호 추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그래서 인지 소위 '작은 차' 인기가 시들고 있다. 그러나 크기는 작지만 매력적인 차종(자동차 종류)은 여전히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고 있다. BMW 1시리즈 '118d'가 딱 그렇다.
118d는 BMW에서 가장 밑에 자리 잡은 모델이다. 하지만 BMW의 '명차 DNA'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힘과 다이내믹한 주행과 안정감, 그리고 운전의 재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MW 118d, '더욱 뚜렷해진' 이목구비로 존재감 과시
첫인상은 날카롭고 차가웠다. 위로 얇게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전조등)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커진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멀리에서 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ㄷ' 모양으로 벌어진 범퍼 디자인은 차가 좀 더 넓어 보이면서 역동적인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차량 측면은 전형적인 해치백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3세대 118d 모델은 기존 구동 방식인 후륜구동에서 전륜구동으로 바뀌어 프런트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자동차 맨 부분 까지의 거리)이 기존 2세대 모델과 비교해 길어졌다.
차 길이는 4320mm, 폭은 1800mm, 높이는 1435mm, 축간 거리는 2670mm다. 이 차의 경쟁모델 벤츠 A 클래스 해치백과 비교해 전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모두 짧다.
BMW 118d 뒷모습은 이전 세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후미등(리어램프) 디자인은 BMW 중형 세단 5시리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 등에서 볼 수 있는 'L'자형 새 디자인이 적용돼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풍겼다.
여기에 거대한 스포일러(공기저항을 도와주는 차량 지붕 끝 장식)와 굵직한 선들이 역동적인 인상을 더했다.
차량 하단에는 블랙 디퓨저(차량 하단에 있는 공기 저항을 위한 장치) 와 양쪽에 테일 파이프(배기구)를 적용해 스포티한 인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차 실내에도 기존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1열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 두 개는 같은 높이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에어컨 등 모든 공조 장치들도 운전자 방향으로 틀어져 있어 운전 할 때 편리함을 줬다.
여기에 편의 장비로는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SK텔레콤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 기술을 접목한 실시한 교통정보 서비스가 있다.
뒷좌석으로 눈을 돌리니 플랫폼에서 큰 변화가 눈에 띄었다. 무릎 공간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33mm 더 여유로워졌으며 앞 좌석과 뒷좌석 좌우 공간은 각각 42mm, 13mm 증가했다. 이 정도면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하고 아이를 둔 가정의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서 있는 시트 등받이 각도 등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트렁크 용량은 과거 모델과 비교해 20ℓ 커진 380ℓ이며 개별 폴딩이 가능한 40:20:40 비율의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2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BMW다운 세팅…. 작지만 '맵다'
결국 BMW 118d는 '작지만 맵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차량이다. 작지만 역동적인 주행 성능과 안정감 그리고 편의 시설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기자는 BMW 118d를 타고 2박 3일간 약 400km를 주행했다.
이 모델에는 4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은 최고 출력 150마력, 1750~250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 35.69kg.m를 발휘하며 엔진에 최적화된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효율적인 주행을 뽐냈다. 특히 제로백(자동차 계기판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되는 시간)은 8.4초, 최고 속도는 시속 214km다.
기자가 118d를 타고 서울 시내를 주행했을 때 초반 액셀러레이터 느낌과 브레이크 감각은 예민했다. '밟는 대로 잘 가고 잘 선다'라는 사용자 표현이 잘 어울리는 차량이다. 이는 디젤 엔진 특유의 초반 가속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BMW 118d는 고속주행에서도 부족함 없는 성능을 뽐냈다. 기자가 계기판 속도를 높일수록 차량 안정감은 더욱 커지고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조작할 때도 원하는 만큼 잘 따라와 주는 반응을 보여줘 기자를 놀라게 했다.
기자가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자 마치 맹수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듯 차량은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이 차량의 순간가속력과 제동력은 기존 모델보다 대폭 향상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엔진 배기음은 더욱 선명하게 귀에 꽂혔다. 스포츠 모드는 다른 컴포트, 에코 모드와 다르게 놀라운 속도를 보여줘 '펀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기자가 속도를 높여 코너링에 들어서자 차량 안정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 차량 구동시스템이 기존 후륜구동에서 전륜구동으로 바뀌었지만 BMW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감은 놀라웠다.
여기에 액추에이터 휠 슬립 제한장치(ARB)가 갖춰져 코너링을 빠르게, 그러나 안전하게 하도록 도와줬다. ARB는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빠르고 민감하게 휠 슬립(미끄러짐)을 제어해주고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을 통해 차량 속도 저하를 막는 기술이다.
안전장비로는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추돌 경고, 전방 자동 긴급 제동, 차선 이탈 방지 보조 등 기본적인 안전 장비들이 고루 탑재됐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주차 어시스트 기능으로 전방 주차 때 주행한 거리를 최대 50m까지 되돌아갈 수 있는 기능으로 주차 부담을 덜어줬다.
BMW 뉴 1시리즈 가격은 뉴 118d 조이 퍼스트 에디션 4030만 원, 뉴 118d 스포츠 4280만 원, 뉴 118d M 스포츠 4640만 원, BMW 샵 온라인에서 한정 판매되는 뉴 118d M 스포츠 퍼스트 에디션 4940만 원이다(VAT 포함).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