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통해 SKC는 2025년 진정한 소재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사업 비전을 내놨다.
최근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가 주목 받으면서 동박 수요도 급증세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4대 필수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가운데 음극재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이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원가의 40% 인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분리막은 2차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얇은 막으로 미세 가공을 통해 리튬이온만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 소재다.
이에 따라 SKC는 동박 설비 증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추진 중에 있으며 동박의 광폭화(넓은 판 형태로 생산하는 기술), 선속(롤 타입 형식의 생산속도), 극박화(나노 두께로 얇게 만드는 기술)등 첨단기술을 확보해 고품질 동박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뿐 아니라 SKC는 이달 초 차세대 음극재 사업에 필요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SKC는 사모펀드 SJL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Nexeon)에 3300만 달러(약 390억 원)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SKC는 넥시온 지분 일부와 실리콘-탄소 복합체 음극재 기술 사업권을 확보한다.
이와 함께 SKC는 향후 동박 기술과 넥시온 음극재 기술을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도 마련했다.
이에 더해 SKC는 글라스 기판 사업을 미래 수익 사업으로 선정했다.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칩세트 성능과 전력 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어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사물이나 인물)’로 꼽히는 미래형 소재다.
메리츠 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글라스 기판을 포함한 반도체 패키징 시장은 2020년 10억 달러(약 1조1815억 원)에서 2025년 30억 달러(약 3조544억 원) 규모로 커져 해마다 25%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SKC는 규모가 커지는 글라스 기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州)에 글라스 기판 생산공장을 세우고 총 8000만 달러(약 945억 원)를 투자해 2023년 1만2000㎡ 규모 생산 시설을 확보할 방침이다.
SKC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리콘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려 반도체 자체 성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다수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기술도 중요하다”며 “우리 회사의 패키징 기술을 활용하면 반도체의 전력 효율을 높이고 집적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원천·물성·공정 기술 특허를 확보해 글라스 기판 생산 장비를 모두 갖췄다”며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 AMD를 고객사로 확보해 2023년 신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츠 증권은 SKC의 최근 사업 행보는 소재 전문기업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풀이했다.
메리츠 증권 리포트는 SKC의 지난해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 3800억 원 가운데 동박을 포함한 소재 사업 비중이 30%이며 화학 관련 사업은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는 또 SKC 2025년 예상 EBITDA 2조5000억 원 가운데 80%는 소재 사업, 20%는 그 외 사업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SKC가 5년 만에 소재 전문 기업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지난 9월 기업가치 30조 원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전략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