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붕 제조업체 GAF가 테슬라의 ‘솔라 루프’보다 활용도가 높고 효율적인 태양광 지붕널(Solar shingles)을 개발했다고 CNBC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2016년에 발표한 테슬라 ‘솔라 루프’는 태양광 타일로 이뤄진 지붕으로 아스팔트 타일과 같이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지붕에 설치해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는 태양광 타일은 ‘솔라 루프’ 이전에도 다우케미칼 등이 내놓은 제품이 있지만, 일반 태양광 패널보다 생산·설치 비용이 더 들고 에너지 효율이 낮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GAF와 계열사인 GAF에너지는 '솔라 루프'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태양광 지붕 ‘팀버라인 솔라'(Timberline Sola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2022년 CES'에서 최고 혁신기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한 이 제품은 기존 제품과 여러가지 측면에서 차별된다는 게 GAF의 설명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팀버라인 솔라는 일반 지붕 타일처럼 간편하게 못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테슬라의 태양광 타일보다 커서 전선이 더 적게 쓰이고 제작비가 더 싸며 안정적이라고 GAF는 설명한다.
태양광 타일은 햇빛을 받아 온도가 높은 지붕에 설치하기 때문에 쿨러가 설치된 보통의 태양광 패널보다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온도가 높으면 발전 효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GAF는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단결정 PV 셀보다 고온에서 더 잘 작동하는 고효율 단일 PERC 태양광 셀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마틴 디보노 GAF에너지 회장은 “누구도 지붕 공사자가 직접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타일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시도했고 성공했다"며 "우리 제품은 네일건만으로도 다른 태양광 패널보다 두 배 빨리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GAF는 지붕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태양광 타일 홍보·판매가 용이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지붕을 사러 오는 많은 고객들에게 태양광 타일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GAF에너지의 모회사인 스탠다드 인더스트리의 데이비드 원터 회장은 “미국에서 세 집 중 한 곳의 지붕은 GAF 제품이고, 그리고 우리는 지붕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집에 가서 그들과 상담하는 사람들"이라며 "사람들이 지붕을 바꾸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는 태양광 패널을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드 맥캔지(Wood Mackenzie)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 타일 산업의 총비용 중 23%가 홍보와 고객 유치에 들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태양광 타일 사업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GAF는 정확한 가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지붕 교체비보다 두 배 정도 많이 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디보노 회장은 “예를 들어 보통 지붕을 바꿀 때 1만5000달러(약 1790만원) 든다고 한다면 태양광 타일 지붕은 3만달러(약 3580만원)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중에 나온 제품보다 낮은 가격이다. 테슬라에서 비슷한 조건의 지붕에 태양광 타일을 설치한다면 4만달러(약 4850여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의문점이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GAF의 설명대로 △태양광 패널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될 지 △25년간 보증 가능한 품질일지 △태양광 발전 효율이 얼마나 될 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