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일제히 웃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1년 만에 털어내고 지난해 총 영업이익 7조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들은 빠르게 다가오는 탄소 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선도하기 위해 ‘친환경 수소와 바이오 연료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에쓰오일은 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 공급 및 운영 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청정 암모니아와 수소의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6일 국내 윤활유 브랜드 최초로 원료부터 제품 용기까지 친환경 가치가 담긴 친환경 엔진오일 '킥스 바이오1'을 출시했다. 킥스 바이오1은 친환경 고성능 합성 엔진오일이다.
이 제품은 바이오 연료 개발 업체인 미국 '노비(Novvi)'와 파트너십을 통해 야자·코코넛·콩·유채씨 등 100% 재생 가능한 식물 원료로 만든 윤활기유를 사용했다.
노비에 따르면 윤활기유 1㎏ 생산을 위한 식물 원료 재배과정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은 3.12㎏이지만 생산공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2.61㎏이다. 이에 따라 1㎏의 윤활기유 생산과정에서 총 0.51㎏의 이산화탄소 감축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다음 달부터 '친환경 나프타' 생산에 본격 나선다. 생산된 나프타는 인근 석유화학 회사에 공급돼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또한 이 회사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친환경 나프타 생산공정으로 국제 친환경 제품인증제도 ‘ISCC 플러스’를 취득했다. ISCC PLUS는 유럽연합(EU)의 ‘순환경제행동계획’에 근거해 친환경 원료 사용을 입증할 수 있는 국제 인증제도다.
SK에너지는 지난 9일 SK 박미주유소에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열었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산업부 분산 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됐다.
기존 주유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 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주유소 기반 혁신 사업모델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5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주유소 연료전지’에 대한 실증 특례 승인을 받았다.
업계관계자는 "피할 수 없는 탄소중립과 고갈되는 자원은 정유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며"앞으로 정유업계의 친환경을 내세운 사업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에쓰오일(S-OIL) 2조3064억원, GS칼텍스 2조189억원, SK이노베이션 1조7656억원, 현대오일뱅크 1조1424억원 등 총 7조233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