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리튬에 밀린 납축 배터리 4개사,돌파구는?

글로벌이코노믹

산업

공유
3

리튬에 밀린 납축 배터리 4개사,돌파구는?

세방전지, 한국엔컴퍼니, 현대성우쏠라이트, 클라리오스델코
전기차 등장 이후 실적 정체, 리튬기반 배터리에 성장 둔화

납축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대표 4개 제조사(세방전지·한국앤컴퍼니·현대성우쏠라이트·델라리오스델코)가 리튬 기반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사진=세방전지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납축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대표 4개 제조사(세방전지·한국앤컴퍼니·현대성우쏠라이트·델라리오스델코)가 리튬 기반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사진=세방전지 홈페이지 캡처
전기차 핵심부품으로 분류되는 리튬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납축전지업체들의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다. 기존 납축전지 업체들은 다양한 신제품들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리튬전지들에 밀려 조금씩 시장을 내주고 있다.

3일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세방전지, 한국앤컴퍼니, 현대성우쏠라이트, 클라리오스델코 등 국내 납축전지 4대 업체들의 최근 3년 새 매출액이 정체되고 있다. 4개사의 지난해 배터리 관련 매출액을 살펴보면 3조원 대 미만에서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들 4개사의 주력제품은 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납축전지 방식의 배터리다. 납을 주원료로 사용해 충전을 반복해 사용할 수 있어 대부분 자동차와 산업시설에서 비상발전용도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납축전지가 장악해왔던 배터리 시장을 리튬 기반의 배터리들이 잠식해가고 있다. 산업용 차량에서부터 자동차용 배터리, 그리고 발전소 등에서도 이제는 납축전지 방식이 아닌 리튬기반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에서도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케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납축전지 업계 1위 기업 세방전지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1조35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조1410억원, 2019년에도 1조1390억원의 실적을 냈다.

업계 2위인 한국타이어그룹 계열 한국앤컴퍼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아트라스' 배터리로 잘 알려진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배터리사업부문에서 72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합병 이전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시절인 2020년에는 6510억원, 2019년에도 6480억원의 매출을 보고했다.

3위와 4위인 클라리오스델코와 현대성우쏠라이트 역시 최근 3년 간 매출액에서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현대성우쏠라이트는 지난해 3758억원의 매출액을 신고했으며, 클라리오스델코는 5551억원을 매출을 지난해 기록했다.

납축전지 업체들의 실적이 정체된 것은 완성차업체들의 시선이 납축전지가 아닌 리튬 기반 배터리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납축전지 대신 리튬 기반 배터리를 선택하는 완성차업체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국내 4대 납축전지 제조사들의 최근 3년 새 매출액 비교. 출처=금융감독원 / 단위 :억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4대 납축전지 제조사들의 최근 3년 새 매출액 비교. 출처=금융감독원 / 단위 :억원


게다가 비상용발전기에 사용되는 산업용 배터리 시장마저 최근에는 리튬 기반 배터리로 교체되고 있다. 골프장 카트부터 발전소 비상발전용 배터리까지 모두 리튬배터리로 선호되면서 납축전지 업체들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상황이 변모하면서 4대 납축전지 업체들은 돌파구 찾기에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것을 시작으로, 리튬 배터리로의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열심이다.

업계 1위 세방전지는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 신규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준공한 세방전지는 지게차에 사용되는 산업용 납축전지를 만들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향후 자동차용 배터리 납품을 위한 채널 구축에도 한창이다.

또한 리튬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했다. 광주에 리튬배터리를 조립하는 세방리튬배터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와 협업 중이다. 전기차에는 기본적으로 리튬 기반 배터리가 사용되지만, 시동용 혹은 비상용 배터리로 납축전지가 여전히 활용 중이다.

세방전지는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에 리튬기반 배터리를 생산조립하는 세방리튬배터리를 준공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세방전지는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에 리튬기반 배터리를 생산조립하는 세방리튬배터리를 준공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성우쏠라이트와 클라리오스델코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4개사들이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여전히 납축전지의 미래를 어두운 상황이다. 리튬 기반 배터리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납축전지 시장이 차지했던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어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차량들이 내연기관 제품인 만큼 납축전지는 필수적인 상황"이라면서도 "리튬 기반 배터리들이 본격적인 기술경쟁에 돌입하면서 더 다양해지고 있어 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