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사들은 지난 2020년 1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한 신(新) 배터리 규제안을 발표할 당시부터 대응책 마련을 고심해왔다. 오는 2024년부터 배터리 공급망의 탄소발자국 신고 의무화, 2027년부터 탄소배출량 허용치 넘는 배터리 판매 금지, 2030년 기준 새 배터리 제조시 재활용 소재 의무 사용 방침에 선제적으로 투자 확대를 검토해온 것이다. 해당 법안은 올해 4월 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를 통과해 이사회 표결을 앞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내 생산거점으로 삼은 폴란드 공장과 미국 공장을 각각 2019년, 2020년부터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해 운영 중이다. 국내 공장과 중국 공장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뿐 아니라 원재료 생산·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감축하기 위해 협력사의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2025년 헝가리·중국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뒤 2030년까지 전체 해외 법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로써 2025년 42%, 2030년 65%, 2040년 90%, 2050년 100%로 전환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삼성SDI는 1995년부터 배터리 생산과정의 탄소배출량 산출평가를 도입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방안을 수립해왔다. 2004년 국내 기업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선정된 배경이다. 지난해까지 17번째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되며 국내 기업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국내 배터리사들은 공급망의 투명성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채굴에서 윤리성 위배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3사는 모두 RMI(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 연합)' 가입한 상태다. RMI는 4대 분쟁광물(주석·탄탈륨·텅스텐·금)과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 및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외에도 RE100을 포함해 RBA(책임감 있는 산업 연합), RLI(책임감 있는 노동 연합), GBA(글로벌배터리연합), UNGC(유엔글로벌콤팩트), FCA(공정한 코발트 연합) 등에 참여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삼성SDI는 DSM(심해저 광물 채굴)에 참여해 환경성 입증 전까지 심해 채굴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동 착취 문제가 불거진 콩고 내 코발트 채굴에서도 BMW, 바스프 등과 산업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해 작업환경 개선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