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회장은 유공을 인수하는 동시에 석유의 한계를 보고 멀티에너지 시대에 맞는 기술 개발을 주문하는 등 먼 미래를 보는 최고경영자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가정신학회에서 내린 SK이노베이션 총수에 대한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이 총수의 선구안으로 두 번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선도기업으로 변신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정신학회가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60년 혁신 성장 스토리'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60년 역사는 △선경의 유공이전 시기(1962~1979) △선경의 유공 시기(1980~1999) △사업확장기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ESG Era, 2000~2022)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은 유공을 인수하면서도 정유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했다. 그는 좀 더 먼 미래에 멀티에너지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하고 1차 대혁신 '빅피처'를 그린다. 빅피처는 크게 멀리 내다보는 경영 방침으로 '섬유에서 석유까지', '무자원 산유국', '종합에너지 기업', '가스 바이오 사업 도전 개척 미래기반구축'을 이뤘다.
또한, 1, 2차 오일쇼크의 원인이자 선경 석유사업 진출 계기가 된 무자원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성공확률 5% 미만인 자원개발에 도전했다. 이른바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로 국내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등장한 '에너지 안보 문제'를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해결하고자 추진했다는 경제사적 의미를 가지게 됐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러한 긴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탄소문제 해결을 통한 ESG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석유화학사업의 환경적 책임의식이라는 사명감 아래 탄소문제 해결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혁신성장의 모범적 모델을 창조했다. 이로써 SK는 현재 세계 최고의 수주잔고를 보유하는 국내 첫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장 겸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러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이 '수펙스 정신'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수펙스는 수퍼 엑설런트의 약자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의미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는 정신'을 일컫는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중 최대 합작 프로젝트 '중한석화'의 사례도 분석했다. SK는 아시아 기업 중 최초로 중국 에틸렌 사업에 진출해 90만평 부지에 연간 320만t 화학제품을 생산설비를 설치했다,
이 역시 총수들의 선구안으로 이뤄낸 성과다.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의 진입을 위협적으로 느끼고 제한하고 있어 진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은 "중국에 제2의 SK그룹을 '석유에서 섬유까지' 건설하고자 한다.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보고 SK그룹을 중국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중국 진출의 중요성을 말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중국 시장을 제외하고 회사의 생존을 논할 수 없다"며 중국을 진정한 내수시장으로 인식하고 중국 사업을 추진하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출범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해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이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업가정신학회에선 한국이 우려만큼 결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으며 대만,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등이 훨씬 높아 이 위협이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