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체코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군의 단거리지대공미사일 신궁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원방법은 미국이 무기공급 자금을 조달하고 우리나라는 체코에 신궁을 수출하며, 체코가 우크라이나에 최종적으로 신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도입 규모는 29억달러(약 4조1000억원)로 알려졌다.
2005년부터 생산된 신궁은 긴 사거리와 빠른 발사속도, 휴대성, 가격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기충전 방식과 전용 적외선 야간조준기 등을 장착할 수 있어 작전이 용이하다.
지난 4월에는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직접 우리 정부에 신궁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욱 국방부장관은 우리 정부의 '비전투 물자 지원' 원칙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무기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국방부는 현지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간접지원 방식이라면 향후 논의를 통해 지원이 가능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지원 방식이 아닌 체코가 미국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금융지원을 받아 우리 군이 무기를 수입한 후 이를 다시 우크라이나에 넘겨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과정은 달랐지만 비슷한 결과를 만든 선례도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폴란드와의 대규모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동시에 폴란드 정부는 군이 보유하고 있던 노후무기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폴란드 무기수출에 나서면서 폴란드로 하여금 보유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게 간접 지원한 셈이다.
게다가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후 폴란드의 인근이 슬로바키아와 체코 역시 한국산 무기체계에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가 당장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할 수 없지만 향후 '논의'를 통해 간접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근거다.
한편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긴급의료품·식량 등 1000만달러(약 130억원) 상당의 지원품을 보낸 데 이어, 최근에는 3000만달러(약 39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품을 보냈다. 국방부 역시 방탄모와 의약품 등 군수물자 2여개 품목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