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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셔틀탱커 2척 수주…‘유조선 발주’ 물꼬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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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셔틀탱커 2척 수주…‘유조선 발주’ 물꼬 텄다

빅3 가운데 올해 첫 성과, 3466억원…추가 발주 이어질 듯
사용량 증가‧고유가 지속 등 해양 플랜트 발주 재개 기대
삼성重, 연간 수주 목표액 92% 달성…다음 달 넘어설 것

삼성중공업이 싱가프로 선사 AET 탱커스로부터 수주해 건조를 마치고 지난 2020년 5월 인도한 15만t급 셔틀탱커 ‘이글 페트롤리나(Eagle Petrolina)’호. 사진=삼성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싱가프로 선사 AET 탱커스로부터 수주해 건조를 마치고 지난 2020년 5월 인도한 15만t급 셔틀탱커 ‘이글 페트롤리나(Eagle Petrolina)’호. 사진=삼성중공업
최근 수년간 중단됐다시피 했던 유조선 발주 시장이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셔틀탱커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공시했다. 2척의 수주액은 3466억원이며, 이들 선박은 2025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셔틀탱커를 수주한 것은 2020년 3월(3척·3,600억원)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국내 대형 조선사를 합쳐 이번이 첫 수주기록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발발 이후로도 처음이다.
‘셔틀탱커(Shuttle Tanker)’는 시추선이나 드릴십 등 해양 플랜트가 해상에서 해저로 파이프를 연결해 생산한 원유를 선적해 육상의 석유 기지로 운송하기 위하여 건조하는 새로운 종류의 유조선이다. 해상 유전과 육상의 석유 기지 사이를 왕복하며 원유를 운송한다.

삼성중공업의 셔틀탱커 발주는 시장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다.
해저 유전개발은 육상 유전에 비해 개발비가 많이 들어 고유가 상황이 되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 이에 2010년대까지는 고유가 상황 덕분에 다수의 해양 플랜트와 드릴십, 셔틀탱커들이 발주됐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이 셰일가스를 앞세워 원유를 내다 팔기 시작했고, 이를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그러자 기존 운용하고 있던 유조선과 해양 플랜트가 공급 과잉 상태가 됐고, 신규 발주는 중단됐다,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급속히 전개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성과 관련 선박의 발주가 붐을 이루며 유조선 시장은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화하면서 원유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유가도 다시 올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래된 유조선을 폐선시키는 등 선단 구조 개편을 단행한 에너지 기업들이 조만간 유조선 발주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조선업계 사이에서 돌기 시작했으며,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물꼬를 튼 것이다.

셔틀탱커 발주가 시작됐다는 것은 일반 유조선 발주 시장이 열리는 것뿐만 아니라 해상 원유 개발을 위한 해양 플랜트의 발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국내 조선 빅3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43척, 81억달러를 기록, 올해 수주 목표액 88억달러의 92%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0척, 가스 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9척, 셔틀탱커 2척 등이다.

통상 선박 수주 계약이 11월부터 12월 중‧하순에 몰리는 추세에 따라 다음 달이면 연간 목표를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