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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풍년의 그늘…선박 수출 2005년 이후 최저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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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풍년의 그늘…선박 수출 2005년 이후 최저치 전망

1~10월 누적 126억달러 불과…전년 동기대비 16.4% 감소
연말까지 150억달러대, 17년 전 163억달러 이후 가장 낮아
사상 최대였던 2011년 541억달러에 비해 30%도 못 미칠 듯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일감부족이 반영된 결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A 안벽에 정박해있는 플로팅도크 ‘로알도크5(RD5)’ 위에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채명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A 안벽에 정박해있는 플로팅도크 ‘로알도크5(RD5)’ 위에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채명석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중심으로 올해 대량의 선박 수주에 성공했으나 연간 선박 수출액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이 28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품목분류체계(MTI) 코드를 활용해 선박 수출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까지 수출액은 126억5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1억3700만달러보다 16.4% 감소했다.
통상 선박이 수출되려면 수주에서 건조 기간까지 1년 반에서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올해 수출하는 선박은 2020년 초중반기에 수주한 것들로,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 직후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이 단절되자 선주들의 발주가 중단되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는 물론 중견‧중견 조선소들도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때 수주 감소의 영향이 지금 현실화한 것이다.
업계는 남은 11~12월 기간 선주에 인도하는 선박이 늘면서 수출액도 증가하겠지만 올해 연간 수출액은 150억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면 올해 수출액은 지난 2005년(163억4500만달러)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연간 성박 수출액 추이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연간 성박 수출액 추이
국내 조선소들의 건조물량 대부분은 해외 선주로부터 수주한 것이기 때문에 수출액 감소는 업계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2003년(105억6500만달러) 이후 선박 수출은 활발한 수주를 바탕으로 증가세를 이어가 2006년 205억9600만달러, 2009년 422억8700만달러에 이어 2011년 541억2600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선박 발주가 중단됐고, 적자를 감내하지 못한 조선소들의 줄폐업과 구조조정이 벌어지면서 감소세로 전환해 2012년 373억4600만달러로 내려앉은 뒤 2017년 292억달러, 2018년에는 178억8200만달러까지 줄었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더니 올해는 수출액이 150억달러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하반기부터 주춤했던 발주가 재개됐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선 빅3는 연간 수주 목표액을 초과 달성해 최소 3년치 건조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코로나 시기에 수주한 물량이 내년부터 본격 인도됨에 따라 양적인 측면과 더불어 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수출액도 그만큼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선소 현장에서 조업할 인력 부족 사태가 심각한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빅3와 함께 중견 조선소들도 일할 사람이 없어 건조 기일을 맞추지 못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동반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 갈등도 이어지고 있어 연말연시 업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