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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큰 위기’ 삼성전자, 영업익 70% 빠졌다…올해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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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큰 위기’ 삼성전자, 영업익 70% 빠졌다…올해 전망은?

4Q 영업이익 4.3조원 불과…8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 아래로
삼성전자 "글로벌 경기침체 따른 수요 위축·재고증가로 수익성 악화"
삼성전자 서초사옥 현판.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현판.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나 급감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58%, 영업이익은 69%가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이 8.33%, 영업이익은 60.37%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5조원대 아래로 내려온 것은 무려 8년(2014년 4분기 4조6000억원) 만이다. 금융권도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당초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6조원대로 전망했다.

다만 연간 매출액이 301조7700억원에 달했다. 국내 단일기업 중 연간매출액이 3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달성했던 역대 최대 기업매출액을 다시 한번 뛰어넘은 셈이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 역시 4분기 어닝 쇼크로 인해 43조37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16%가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어닝 쇼크의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정책, 미 연준의 금리인상 등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수요 감소세가 급격히 확산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역대급 실적 감소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보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부문의 경우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과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고객사들이 긴축 기조를 강화하면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 소진 압박으로 인해 가격 하락세가 급격하게 심화되면서 판가 하락폭이 확대돼 당초 전망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부문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삼성전자는 "MX(모바일 경험) 사업 부문도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하면서 이익이 줄었다"고 밝혔으며, "가전 사업 부문은 시장의 수요 부진과 원가 및 재고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문제는 올해 역시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과 증권가에서는 상반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 침체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는 2~3분기 정도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 역시 올해 1·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평균 10~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판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감산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부문도 고난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수요 위축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업체들이 상반기까지는 혹독한 시기를 견뎌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3분기 이후 업황 반등이 예상되지만, 위축된 소비 수요가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