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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2027년 글로벌 전기강판 시장 2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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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2027년 글로벌 전기강판 시장 20조원

인도, 특수강 산업 해외 의존도 축소위해 정책 자금 1조620억원 지원

인도는 특수강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조62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는 특수강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조62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는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특수강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강판 생산 강국 대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특수강 생산 기술은 막대한 R&D 투자를 거쳐야 하지만 인도는 이미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일부 국가들이 독점하고 있는 자동차용 연속열처리제품(AGCAP)은 특수강 기술을 대변하는 바로미터다. 특히 무방향성 전기강판과 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시대가 붐을 이루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필수 소재인 전기 강판은 공급량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방향성 강판은 전기의 효과적인 변환, 전송 및 활용에 필수적인 전기 변압기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강판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에 폭넓게 쓰인다. 일반 강판보다 가격이 서너 배 비싸 미래 고부가가치 철강소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반면,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전동기, 발전기, 변압기 기타의 전기기기에 쓰인다. QY리서치에 따르면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116억5380만 달러(약 14조5790억 원)에 이른다. 2021~2027년까지 2.33% 성장하여 2027년 말에는 153억8480만 달러(약 19조2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방향성 전기강판의 주요 생산기업은 중국의 바오우스틸 샤우강그룹, 티스코, 일본제철, 안스틸, 포스코, JFE스틸, 티센크루프, 뵈스트알파인, 아르셀로미탈, NLMK, CSC, 클리브랜드 클리프, BX 스틸 등이다.

불행히도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방향성 전기강판이 부족하다. 인도와 중국 등은 전기강판 부족의 중대성을 파악하고 자국의 기술역량 개발과 수입 의존도 줄이기에 적극 나섰다.

특수강 분야 적극 진출하려는 인도


인도 정부는 최근 제조분야의 생산성 향상, 전력망 현대화, 모든 가정에 저렴한 전기 공급을 위한 목표를 수립했다. 이 목표는 방향성 전기강판 및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과 관련이 높다. 실제로 인도는 연간 1인당 약 1200kWh의 전력을 사용한다. 세계 평균 2700kWh보다 훨씬 적다. 따라서 14억 인구에 공급할 전력과 강력한 그리드 인프라 수요 충족에 적극 나선 것이다. 그러나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변압기 고장률이 가장 높다. 평균 약 25%의 고장률이 발생한다. 전 세계 평균 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방향성 전기강판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초강수의 처방을 내렸다. 2021년 7월, 인도 정부는 고급 특수강 제조와 연계된 인센티브(PLI) 제도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의 일부이다.

PLI 예산은 약 8억4893만 달러(약 1조620억 원)에 달한다. 이 계획은 5년에 걸쳐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정책 자금 지원이 방향성 전기강판 생산과 연계된다. 덕을 보는 철강 기업은 타타 스틸과 JSW 스틸이다.

이 기업들은 자사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궁극적으로 인도는 한국, 일본, 중국의 방향성 전기강판 공급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을 포함한 철강 산업 육성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

인도 방향성 전기강판 강국 지향


티센크루프는 2018년 JV(조인트 벤처) 공장이 가동되면서 인도 최초의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업체가 되었다. 이 기업은 타타 스틸과 협력을 통해 연간 3만5000톤 규모를 생산한다. 주요 설비는 산화마그네슘 코팅 라인과 고품질 표면 처리를 위한 레이저 시스템 등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주문 시트 중 3분의 2가 인도 고객이라는 점은 인도 정부의 전기강판 국산화 정책이 ‘절반은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전적인 인도의 철강 산업 육성 정책은 해외 철강 기업으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22년 말에 일본의 JFE 스틸은 인도에서 JSW 스틸과 합작투자를 결정했다. 목표는 발전소 변압기에 사용되는 전기 강판의 생산이다.

JFE스틸 사장 코지 카카기는 합작회사는 고부가 철강 분야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JSW스틸과 함께 방향성 전기강판의 수요를 스스로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의미한다.

인도는 향후 몇 년 안에 전기강판 분야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맞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방향성 전기강판 뿐만 아니라 다른 고부가 철강 제품도 더불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국가의 변압기 고장률이 낮아지면 또다른 인프라 분야를 개선하는데 눈을 뜰 것이다. 연산 3억 톤 규모의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이 되려는 인도의 야망은 이미 시작됐다. 인도의 도전적인 철강 산업 성장 스케줄은 세계 철강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철강 신흥 강자 인도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