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배터리제조사인 귀쉬안하이테크는 최근 슬로바키아 '이노뱃'과 배터리셀·팩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규 공장 부지는 동유럽 내 물류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슬로바키아 지역으로 알려졌다. 귀쉬안은 해당 지역에 매년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6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세계 1위 기업인 CATL과 3위 BYD도 유럽 내 생산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럽 내에서 중국계 배터리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덩치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3위 업체인 BYD는 미국 완성차업체인 포드의 독일 공장을 인수하려 하고 있다. BYD는 다른 배터리제조사들과 달리, 배터리셀 제조부터 전기차까지 만드는 수직계열화가 특징이다. 포드의 독일공장을 인수해 자체 생산한 배터리를 독자모델에 탑재해 유럽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계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유럽 진출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유럽 시장에 한발 앞서 진출해 있던 만큼 유럽 배터리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중국계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자칫 그동안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유럽에 진출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7년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착공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도 같은 해 헝가리에 1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3사 중 가장 늦게 유럽에 진출한 SK온도 헝가리에 터를 잡고 3공장 양산을 현재 준비 중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들의 유럽 내 영향력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계 배터리제조사들이 유럽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내 제조사들의 유럽연합(EU) 내 배터리 판매 점유율은 71.4%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북미지역 진출이 어려워진 중국계 배터리제조사들이 유럽시장을 대안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유럽의 경우 탄소중립정책으로 인해 전기차 보급율과 인프라도 상당해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