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국내에처 처음으로 발주한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으로 항해하는 컨테이너선으로 기술력 또한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MM은 이번 메탄올 추진 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9척 발주했는데, 한국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 건조) 7척에, HJ중공업이 2척을 수주했다. 중견 조선사로 분류되는 HJ중공업이 정부의 금융지원 선박 건조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이어질 프로젝트에서도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계약 금액은 3167억원 규모다.
또한, HJ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수주 성과는 HJ중공업이 그간 축적한 친환경선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한 성과로 풀이된다. 한진중공업으로부터 계열돼 채권단 관리를 받았던 HJ중공업은 군함과 관급선 등 특수선만 건조해오다가 지난해 새주인을 맞이한 뒤 상선 시장에 다시 뛰어 들어 이번까지 3건의 수주 성과를 올렸다. 빅3에 비해 조선소 규모는 작지만, 과거부터 중형 및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 독보적 인 경쟁력을 인정 받아온 만큼, 이번 HMM과의 계약을 토대로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HJ중공업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ᄒᆞ게 다져왔다. HJ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해상 탄소중립 정책과 이에 따른 탈탄소 선박 발주에 대응하고자 LNG 이중연료 추진선을 비롯한 메탄올 추진선 등 그린십 기반의 컨테이너 운반선 개발에 힘쓰며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메탄올은 기존 석유계 연료에 비해 질소산화물은 80%, 황산화물은 99%까지 줄일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떠오르고 있다.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생산단가도 낮아져 선사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LNG(액화천영가스)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려면 영하 162도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 저장, 이송해야 하는 데 비해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보관이나 운반이 가능하고, 연료 공급도 대형 인프라 투자 없이 기존 항만 설비를 개조해 활용할 수 있다.
배출되었을 때도 자연 분해되어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HMM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고 기존 컨테이너선 선대를 친환경 선대로 대체하기 위해 지난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건조 의향을 타진하는 등 메탄올 추진선 수주를 준비해 왔다.
이번 성과를 통해 HJ중공업은 대형조선사에 견줄만한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했음을 입증하며 컨테이너선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선박 건조에 수반되는 각종 부자재 발주를 통해 부산 지역 경제와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그간 부산지역 조선사에 일감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여 온 부산시와 지역사회도 고대하던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성권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관계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지역 경제와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수주활동을 돕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는 이번 수주 성사로 원자재가격 상승과 일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조선업계가 숨통이 트이고 고용과 투자 양면에서 지역경제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탈탄소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선박 연료가 적용되면서 선주사의 친환경선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며 “메탄올 추진선을 비롯해 탄소제로를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축적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