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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2월19일, T-50 초음속으로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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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2월19일, T-50 초음속으로 날았다"

국산 고등훈련기로 첫 초음속 시험비행 성공…세계 12번째 국가로
TA-50‧FA-50 등 파생형 기종 순차 개발, 국내 144대‧해외 64대 인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첫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 블랙이글(Black Eages) 고등훈련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첫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 블랙이글(Black Eages) 고등훈련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KAI
국내 최초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 골든이글(Golden Eagle)’이 시험비행에서 초음속을 돌파한 지 20년을 맞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발간한 사보를 통해 20년 전 당시 T-50 항공기의 첫 초음속 비행 성공을 다룬 기사를 소개했다.

지난 2003년 2월 19일 공군 통합시험단은 내‧외신 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T-50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이륙한 T-50은 11시경에 마하 1.05(초속 360m)의 초음속으로 비행해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12번째 초음속항공기 개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T-50의 최고속도는 마하 1.5로 설계됐다. ‘초음속 비행’은 초속 340m, 시속 120km인 소리의 속도보다 빠르게 비행한다는 것으로, 소리의 속도인 마하 1.0으로 비행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직선거리 400km 기준) 이륙한 지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이날 초음속 돌파 비행을 성공시킨 공군 이충환 소령(당시, 공사 35기)은 그날 인터뷰에서 “T-50 항공기는 마하 1.0을 돌파할 때 기체의 이상 진동이나 흔들림 없이 아주 양호한 비행 성능을 보여줬다”라며 “설계목표인 마하 1.5 돌파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T-50은 고도의 디지털 비행 제어 시스템과 엔진, 견고한 기체 및 착륙 장치를 갖추고 있어 훈련기 중 최고의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T-50 제작사 KAI는 초음속 비행 성공 후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T-50을 통해 “2030년까지 300억달러 상당의 수출을 기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의 전망대로 T-50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품 무기로 진화했다.

고등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현재 FA-50 경전투기, TA-50 전술입문기, T-50B 공중곡예기 등이 개발돼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영되고 있다. 공군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T-50 50대 △T-50B 12대 △TA-50 22대(20대 추가 예정) △FA-50 60대 등 총 144대(+20대)이다.

공군 운영 대수는 결정된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현재 괄목할 만안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T-50과 FA-50을 합해 총 64대를 수출해 29억3000달러(약 3조300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56대가 추가로 수출될 예정이다. FA-50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는 T-50 12대(6대 추가)와 TA-50 4대 등 16대(6대 추가). 태국은 TA-50 12대(2대 추가)가 판매됐다. 이들은 FA-50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필리핀과 이라크는 FA-50을 각각 12대와 24대를 수주받아 전량 인도했다.

FA-50 수출 대박은 지난해 폴란드와 체결한 30억달러 규모의 FA-50 블록 20(Block 20) 48대 수출 계약이다. 방산 수출 역대 최대금액이자 유럽으로 수출하는 첫 전투기라는 기록으로 남는다.

폴란드와의 계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국가들의 공군 전력 강화 필요성과 함께 다양한 지역에서 국지전 성격의 전투가 지속되면서 경전투가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거둔 결실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FA-50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50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KAI는 현재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를 개발하고 있으며, KF-21도 지난달 17일 초음속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20년 만에 일궈낸 또 다른 성과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국가가 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드디어 국내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항공기를 보유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며, “공군 및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속의 개발진 및 시험비행 조종사 등 그동안 애써준 모든 사람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초음속 비행 성공을 통해 우리 군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4대 방산 수출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쾌거를 거둘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