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 1~3월 폐배터리 수입액은 1억4600만 달러‧수입중량은 13만4957톤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및 36.7% 늘었다.
주요 수입국은 미국과 폴란드, 캐나다, 호주, 헝가리 등으로 호주를 제외한 4개국은 국내 배터리셀 업체들이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건설 중이다.
산업 전반에 걸쳐 전동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원재료 가격이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 갈등, 자원 보유국들의 무기화 조치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배터리 생산업체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명을 다한 배터리에서는 니켈과 망간, 코발트, 구리 등 고가의 금속 원자재들을 회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통상 배터리 생산원가 가운데 원재료비 비중은 약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1000만원짜리 배터리 제품의 절반인 500만원이 원재료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막대한 양이 쏟아지고 있는 폐배터리에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대기업·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이미 많은 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폐배터리 부문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성일하이텍은 20여 년간 구축한 건습식 제련 방식 등 자사 고유 기술을 통해 니켈, 리튬, 코발트, 망간 등 삼원계 내 모든 광물을 분리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참여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TF를 구성해 폐배터리 순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룹 물류 자회사로 중고차 매매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를 회수하면, 현대모비스는 배터리 판별 작업을 거쳐 전기차용·ESS용으로 재제조한다. 전후 처리 사업은 정해지지 않았다. 외주나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배터리셀 국내 빅3는 모두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삼성물산, 삼성벤처펀드와 손잡고 성일하이텍에 지분투자를 단행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SK온, SKC(동박 세계 1위 SK넥실리스 모기업) 등과 폐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성일하이텍과는 JV를 설립했다.
LG화학도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고려아연 자회사인 켐코와 폐배터리 관련 JV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등에서 폐배터리를 납품받아 연간 약 2만 톤을 재활용하고 있다. 양‧음극재 밸류체인을 완성한 포스코퓨처엠을 자회사로 둔 포스코홀딩스는 성일하이텍과 손잡고 폴란드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화유코발트, GS에너지와도 각각 JV를 설립했다. 이 밖에 에코프로그룹도 폐배터리 계열사인 에코프로씨엔지를 앞세워 관련 사업에 나섰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