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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요즘 시대에 최고의 ‘빛 좋은 개살구’ 테슬라 모델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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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요즘 시대에 최고의 ‘빛 좋은 개살구’ 테슬라 모델 X

전기차 특징은 앞서가지만, 딱 거기까지
고객의 감성적, 인체공학적 배려는 무시

테슬라 모델 X.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X.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테슬라 모델 X는 리어 도어가 팔콘 윙 타입으로 열리는 게 가장 큰 특징이자 자랑이다. 황비홍 이마처럼 확 트인 초대형 전면 윈드스크린도 시선을 사로잡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버튼이라는 버튼은 다 없앴다. 노트북 화면보다 더 큰 1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차량의 모든 기능을 관리한다. 이번에는 변속 기능까지 화면에 집어넣었다. 화면의 왼쪽 면에 손가락을 대고 위로 올리면 드라이브, 아래로 내리면 후진이다. 5인승을 넘어 6인승, 7인승까지 커버할 수 있다. 모터는 세 개나 달려 제로백은 2.6초에 이른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테슬라 모델 X는 자율주행 부문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오토파일럿을 사용해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불안한 느낌은 테슬라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의 차이일 뿐 기술 자체는 매우 객관적이다. 기능 설정 후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에 버튼 두 번(설정에 따라 다름)을 클릭하면 알아서 작동한다. 기자가 경험해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가장 앞선 운전자보조기능(ADAS) 기능이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응급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신뢰도는 매우 높다.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했고 초고속 전용 충전기인 슈퍼차저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편리하게 충전한다. 이후로는 약 439㎞, 478㎞를 달릴 수 있는데, 주행 가능 거리는 제원상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주행거리만 놓고 본다면 상황에 따른 변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동급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배터리 탑재로 무게 중심까지 잡혀 안정감도 확보했다. 하지만 1억5000만원이 넘는 차 가격에 가성비를 따질 정도는 아니다. 가격으로 동급을 찾는다면 벤츠 GLS-클래스, BMW X7, 레인지로버 스포츠 정도가 될 것 같다.

다만, 모든 게 주관적인 생각일 뿐 요즘 테슬라의 판매량, 주가, 일론 머스크의 행보 등 하나하나가 모두 전동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장하자면 테슬라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준점이 돼 가는 분위기다. 마치 세뇌라도 된 것 같지만, 그만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바탕에 두고 생각해본다면 테슬라의 어색하고 이상한 기술들이 언젠가 우리 몸에 익숙해질 날이 곧 찾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모델 X는 테슬라 차 중에서도 전동화를 이끄는 최첨단 기능들과 화려한 기술들이 집약돼 있다고들 한다. 다시 말하면 잘나가는 브랜드의 얼굴인 셈이다. 하지만 시승에서는 용도 많은 중지가 자꾸 헛발질을 해댄다. 변속 레버는 물론이고 깜빡이 레버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방향지시등은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에 햅틱 터치식으로 옮겨갔다. 엄지가 그 역할을 대신 맡았다. 여전히 불편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는 건 시간문제다. 걱정이 앞서는 건, 이와 비슷한 방식을 다른 제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려는 고객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이어진다. 테슬라는 이미 앞선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으로 충분히 인정받았는데, 센서 범위가 완벽하지도 않은 팔콘 윙 도어를 적용한다든가, 필요 이상으로 고퀄리티의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한다든가, 아무 의미가 없는 버튼식 깜빡이 작동 방식을 채택한다든가, 억지로 꽉꽉 끼워 넣은 듯한 시트 레이아웃으로 고객에게 혼란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한마디로 인체공학적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으로만 보인다.

실제로 톡톡 튄다는 것은 사실이다. 팔콘 도어가 한 번 열리면 시선 집중. SNS에 찍어 올리면 바로 ‘인싸’ 등극 각이다. 요즘은 이것만큼 중요한 게 없을 때기는 하다. 하지만 오너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 차의 단차 문제(예전부터 말이 많았다. 시승차에서는 운전석 왼쪽 대시보드-도어 이음새 부분에서 약간의 단차를 발견했다. 완성도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회생 제동 탓에 걸리는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은 오랫동안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것을 바꾸는 방식이 달갑지는 않은 이유다. 물론 생애 첫차로 테슬라를 고르는 이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단 적응되면 모든 게 다 괜찮다. 다만, 앞으로 다른 차를 맛보기엔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테슬라 모델 X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X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