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TSMC가 2nm 공정을 도입하면서 동시에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Gate All Around) 공정을 추가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TSMC가 앞서 밝힌 로드맵에 따르면 2nm 공정부터 GAA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혀와서다.
13일 반도체업계 및 외신보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2nm 첨단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시범 생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nm 공정의 첫 고객으로 애플과 엔비디아까지 거론되면서 파운드리 업계의 시선을 단숨에 집중시켰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3nm 공정을 정상화하면서 고객사들을 늘려가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악화됐던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첨단 공정 도입을 통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구조를 적용한 3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5년 2nm 양산을 시작하며, 2027년에는 1.4nm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1, 2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2nm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잡으면서 관련 업계는 두 기업이 파운드리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 기업 모두 2nm 공정부터 GAA 구조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결정한 만큼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TSMC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대비 생산능력(캐파)이 높고 많은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2nm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켜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TSMC는 삼성전자 대비 3배에 가까운 생산능력을 통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58.5%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한참 적은 15.8%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2nm 시범 생산은 TSMC가 한발 앞섰지만, 2nm 경쟁의 승부처가 될 GAA 공정에서는 삼성전자가 충분한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TSMC 대비 안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 냉정하게 보면 4nm 기술력은 2년 정도, 3nm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졌다"고 현재 상황을 분석한 뒤 "(향후) 2nm로 가게 되면 TSMC도 GAA 구조 반도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안에 TSMC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TSMC뿐만 아니라 인텔과 일본의 라피더스도 2nm 경쟁자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인텔은 2023년 하반기에 3nm, 2024년에는 2nm, 2025년에는 1.8nm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약 25조원)를 투자해 공장 건설에 이미 나선 상태다.
소니 등 일본 내 주요 8개 기업들이 출자를 통해 설립된 라피더스는 2027년 2nm 양산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nm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2nm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TSMC의 전초전이 사실상 시작됐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GAA 구조 2nm 반도체의 안정적인 생산 여부에 따라 결국 파운드리 시장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