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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테슬라 따라간다...전기차 충전 인프라 표준경쟁 사실상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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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테슬라 따라간다...전기차 충전 인프라 표준경쟁 사실상 결론

포드·GM·스텔란티스까지 CCS서 NACS로 전환 계획
현대차그룹도 사실상 테슬라에 이끌려가는 분위기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테슬라 모델S 90D이 회사의 급속충전기 ‘슈퍼차저’에서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테슬라 모델S 90D이 회사의 급속충전기 ‘슈퍼차저’에서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전 인프라 표준 경쟁이 테슬라 슈퍼차저로 기우는 모양새다.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기업들이 테슬라 충전 방식을 따르기로 하면서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충전 단자 표준은 단순히 포트 하나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경쟁력을 갖추며, 미래 먹거리 선점과도 연관되는 중요한 이슈로 인식된다.
지난해 말 테슬라는 슈퍼차저를 다른 브랜드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포드와, 이달 초에는 GM과 제휴를 맺었다. 모두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충전 타입을 사용키로 한 것. 업계에 따르면 뒤이어 14일에는 스텔란티스도 사실상 같은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가능성 큰 추측이 나왔다.

현재 전기차 충전기 타입은 크게 CCS(Combined Charging System)로 대표되는 DC콤보 타입과 일본전력에서 표준화를 시도한 차데모(CHAdeMo), 중국의 GB/T 등 그리고 초창기부터 테슬라가 고수해왔던 슈퍼차저 방식 NACS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중 DC콤보 타입은 다소 무겁지만 호환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대부분 브랜드가 선호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 기업들도 이 방식을 따라가는 추세다. 일본 역시 자국에서 비롯된 차데모 대신 DC콤보 방식으로 바꿔가던 중이다. 다만, NACS보다 제조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미국 내에서는 충전 방식에 대한 표준을 두고 여러 업체가 대립했다. 특히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외에도 슈퍼차저 충전기를 빠르게 확대했다. 현재 미국 내에 1만7000기 이상의 슈퍼차저를 보급한 상태다. 2023년 3월 기준 북미 전기차 고속충전소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76%를 차지한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톱3 기업이 슈퍼차저 충전 방식을 따르게 된 가장 큰 이유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율도 테슬라가 압도적이다. 포드, GM 등은 인프라 구축을 테슬라에 맡기고 전기차 개발·판매에 매진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테슬라를 포함해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점유율은 74%에 달한다. 순위로 본다면 지난 1분기 기준 테슬라 1위, GM 2위, 현대차그룹이 3위, 폭스바겐 4위, 포드가 5위를 차지했다. 물론, 토요타 등 해외 기업들이 앞선 전동화 기술 개발 등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중이다. 만약 폭스바겐이 슈퍼차저 사용을 제휴하게 되면 NACS를 사용하는 기업 점유율이 80%를 넘기게 된다.

충전기 표준화 경쟁에 있어 현대차의 태도는 아직 미온적이다. 회사 측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시장 흐름을 파악한 뒤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DC콤보와 슈퍼차저 포트 두 가지를 다 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데 DC콤보를 유지한다면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고객 이탈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업계 시각은 테슬라 슈퍼차저가 이미 대세론으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비(非)미국 완성차 제조사들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들은 여전히 DC콤보 타입을 제공하고 있지만, 슈퍼차저 사용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이들 업체도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SK시그넷은 테슬라 슈퍼차저 방식 충전기를 내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