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에 생산 거점을 가진 철강기업들은 점점 드세지는 환경 규제를 준비해왔다. 덕분인지 지난 5월 수도권 3개 시‧도의 대기질 개선성과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공동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 개선 정책 성과와 전망 등을 담은 ‘서울, 인천, 경기지역의 대기질 개선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공임된 기관에서 발표된 내용이 좋아졌다고 해서 기후환경 보전에 등한시할 일이 아니다. 기후 관련 전문가들은 철강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미지근한 장치보다는 개혁적인 접근을 권유한다. 단기적으로는 공정을 개선하거나 고효율 제품을 이용하여 에너지 진단을 의무화하고, 산업폐기물 이용을 극대화하라는 주문이다.
중기적인 차원에서는 배출권 크레디트(RMU, ReMoval Unit) 확보를 위해 탄소기금을 전담, 운영토록 은행권과 연합하거나 철강업계가 공동으로 배출권 구입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산림 흡수원 사업의 실행은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다. 러시아는 연간 3300만t, 일본은 1300만t, 캐나다는 연간 1200만t의 흡수원을 인정받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전력회사와 전기로 메이커가 오래전부터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는 산림투자는 과거 우리가 했던 나무심기와 다를 바 없다. 나무를 심는 철강기업의 모습은 ‘그린 이미지’로 업그레드 하는 데 손색이 없다. 사회공헌사업(CSR)의 일환으로 전개해도 아주 좋은 아이디어이다.
일본의 한 철강공장의 환경담당 직원은 공장 외벽에 나무심기를 15년 동안 추진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자 담장 너머로 장미꽃 넝쿨이 넘나들어 길을 지나던 사람들에게 걷고 싶은 길목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이웃한 동네에 화초 씨앗을 전달하는 봉사 캠페인을 벌였다. 환경오염을 배출하는 철강공장의 이미지를 화초가 만발한 공장으로 이미지 전환시킨 사례는 일본 지방언론에 보도됐다.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기간산업의 규모를 자랑하기 위해 지금도 수시로 철강공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방문자들은 최첨단의 설비만 위용만 돌아볼 뿐 기업시민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다.
방문자들에게 남는 기억은 ‘웅장한 공장의 기계’들뿐이다. 공장을 들어서자마자 화초와 진귀한 나무들이 우거진 숲을 만난다면 방문자들은 기업들이 친환경에 애쓰고 있다는 소중한 추억을 기억할 것이다. ‘숲속의 공장’, 듣기만 해도 환경을 사랑하는 철강기업이란 청량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지난 봄, 강원지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산불로 수많은 숲들이 사라졌다. TV화면에 방영된 검게 탄 숲은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아~~”라는 긴 탄식이 절로 나온다.
“기업도 시민이다.”
이 말은 홍보 전략이지만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회활동으로 전개 할 때 진정한 가치가 창출된다. 나무를 심는 ‘기업시민 정신’이 조용히, 꾸준히 실행되기를 기대한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김종대 글로벌i코드 편집위원 jdkim871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