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스타트업 그로크, 삼성 테일러 공장에 4nm 공정 반도체 주문
한·미·일 정상회담, 3국의 반도체·배터리 분야 공급망 협력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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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이 저점을 찍고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에 수율 향상과 수주 소식까지 겹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정치 상황도 삼성 파운드리 전망을 밝히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에 훈풍이 불고 있다. 삼성이 23조원을 투자해 건설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첫 수주에 성공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팹리스(설계) 기업 ‘그로크’는 15일(이하 현지 시간) 삼성의 테일러 파운드리에서 4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를 제조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향후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그로크가 삼성 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을 주문했다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을 대변한다. 업계에서는 테일러 파운드리의 미국 사업 전개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현재 파운드리 사업 상황은 좋지 않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올해 2개 분기 연속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반도체 한파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 감소와 수율 안정화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AI스타트업이 삼성 파운드리에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은 삼성의 반도체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기인한다. 삼성은 2분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한 2분기 역대 최대인 14조5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감행했다. 이 같은 투자가 빛을 발해 삼성은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율이 높을수록 생산단가가 낮아져 기업의 이익이 증가한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이 4nm 공정 수율을 50%대에서 최근 75%까지 끌어올렸다고 추정했다.

파운드리 시장의 높은 성장세도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를 더욱 밝히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전문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이 무려 7.3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규모도 2023년 1431억2000만 달러(약 192조384억원)에서 2028년 2039억4000만 달러(약 273조64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클라우드 컴퓨팅, AI 등의 기술 수요는 파운드리 분야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AI와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늘면서 테일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상황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2024년 테일러 파운드리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고, 대표적인 경쟁업체인 대만의 TSMC도 미국 애리조나에 약 5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를 건설,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