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대규모 제품 공급, 공장 건설 등을 비롯,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력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앞서있는 곳은 삼성SDI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지난 2009년 TF를 꾸리며 ESS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후 회사는 고품질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유럽의 전력용과 가정용, 미국의 전력용과 상업용, 일본의 가정용 등 시장과 고객 각각의 특성을 파악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주력했다.
최근에는 전력용 고에너지 ESS 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 직분사 시스템·수랭식 냉각시스템이 탑재되어 화재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이 모듈이 적용된 SBB를 지난 6월 유럽 인터배터리에서 공개했다. 본격 양산은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의미가 있는 개발이다. 용량을 높였지만, 동시에 부피가 줄어 공간 효율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SBB는 ESS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미리 세팅해 놓은 제품을 말한다.
SK온의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0년 ESS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주도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2015년 ESS 전지 연구·영업 조직을 해체하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2021년 재진출을 선언, 에너지형·파워형·산업용·가정용·EV충전기용 등의 ESS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SK온은 ESS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반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 지역과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 등도 개척할 예정”이라며 “전기차 배터리용 셀 생산 라인을 활용하여 가동률 극대화 및 이에 따른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며,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ESS 사업을 키우고 다시 진출을 결정한 것은 사업 전망이 밝아서다. 특히 전기차 시장,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와 ESS 시장의 동반 성장이 예고된다”며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620억달러(약 350조4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