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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SS도 챙긴다…발전분야로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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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SS도 챙긴다…발전분야로 영역 확장

삼성SDI, 최근 화재 위험 낮춘 전력용 고에너지 ESS 모듈 개발
LG엔솔, 3조원을 들여 미국에 ESS LFP 배터리 공장 건설 추진
SK온, 충전 사업용·선박용 ESS 시장 등 개척해 매출 비중 높일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AES의 150MW급 ESS 시설. 이 시설에는 삼성SDI의 배터리 약 40만개가  24개의 컨테이너에 설치됐다.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소재한 AES의 150MW급 ESS 시설. 이 시설에는 삼성SDI의 배터리 약 40만개가 24개의 컨테이너에 설치됐다. 사진=삼성SDI
ESS(에너지저장장치) 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체들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대규모 제품 공급, 공장 건설 등을 비롯,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력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앞서있는 곳은 삼성SDI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지난 2009년 TF를 꾸리며 ESS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후 회사는 고품질의 배터리를 기반으로 유럽의 전력용과 가정용, 미국의 전력용과 상업용, 일본의 가정용 등 시장과 고객 각각의 특성을 파악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주력했다.
업체와도 협력을 이어갔다. 삼성SDI는 지난 2015년 미국 발전회사인 듀크와 풍력 연계 ESS 프로젝트 수주를 비롯해 GE, ABB 등과도 공고한 협력체제를 맺었다. 특히 삼성SDI가 전 세계 ESS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로는 2015년 알리소 프로젝트가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공발전위원회가 지역 내 가스누출 사고로 인한 전력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시작됐다. 당시 이들은 6개월 안에 미국 연간 ESS 시장 전체와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 400MWh 규모의 ESS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맡은 삼성SDI는 차질없이 240MWh급 ESS용 배터리를 공급했고, ESS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리게 된다.

최근에는 전력용 고에너지 ESS 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 직분사 시스템·수랭식 냉각시스템이 탑재되어 화재 위험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이 모듈이 적용된 SBB를 지난 6월 유럽 인터배터리에서 공개했다. 본격 양산은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의미가 있는 개발이다. 용량을 높였지만, 동시에 부피가 줄어 공간 효율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SBB는 ESS 내부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미리 세팅해 놓은 제품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전지사업 부문 시절부터 ESS 사업을 해왔다. LG화학은 2010년 북미 지역에 가정용 ESS 배터리를 처음 공급한 것을 기점으로 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ESS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넓혀왔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1위 ESS 기업인 미국의 AES와 최초로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북미에 총 3조원을 들여 16GWh 규모의 ESS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규모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처음이다. 올해 착공을 시작, 2026년 양산이 목표다.

SK온의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0년 ESS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주도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2015년 ESS 전지 연구·영업 조직을 해체하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2021년 재진출을 선언, 에너지형·파워형·산업용·가정용·EV충전기용 등의 ESS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SK온은 ESS 사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는 반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 지역과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 등도 개척할 예정”이라며 “전기차 배터리용 셀 생산 라인을 활용하여 가동률 극대화 및 이에 따른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며,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ESS 사업을 키우고 다시 진출을 결정한 것은 사업 전망이 밝아서다. 특히 전기차 시장,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와 ESS 시장의 동반 성장이 예고된다”며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620억달러(약 350조4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