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인터뷰 (상)
포스코서 광양‧광양제처소장 역임, 올해 철강업 종사 40년차
고로 완성 세대 경영인들 용퇴한 현대제철 CEO로 선임
현대제철 70년 19명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한 포스코 출신
포스코서 광양‧광양제처소장 역임, 올해 철강업 종사 40년차
고로 완성 세대 경영인들 용퇴한 현대제철 CEO로 선임
현대제철 70년 19명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한 포스코 출신

포스코 내에서도 단 두 명 뿐인 광양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장을 역임한 핵심인사이자, 포항제철소장 임기를 마친 직후인 2019년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더욱 화제가 되었다. 생산기술 부문 사장을 맡은 지 1년만인 202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올해에는 현대제철 70주년을 함께했다. 그는 ‘본원경쟁력‧현장경영‧현장으로부터의 혁신’ 등의 화제를 던지며 현대제철 의 변화를 주도했다.
올해로 취임 5년째를 맞는 안 사장은 최근 회사가 발간한 ‘현대제척 70년사’에 실린 ‘CEO 인터뷰’ 글을 통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배경과 창립 70주년의 의미 회사가 당면한 과제, 지속성장을 위한 준비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책속에 실린 인터뷰 글을 풀어서 3회로 정리해 소개한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은 현대제철 한 뿌리서 시작“
1959년생인 안 사장은 청주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생산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4년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철강과 연연을 맺었으며, 올해로 40년차를 맞는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 창립 70주년의 의미에 대해 3차례의 창업기로 나눠서 설명했다, 즉, 전신인 대한중공업공사가 적산 기업을 인수해 출발한 시기는 전쟁으로 국토가 폐허가 된, 손수레로 고철을 수거해 녹이고 두드려 철강제품을 만들던 시절이다. 그 시절 현대제철은 철근을 만들고, 함석을 만들어 건설업의 발전을 이끌었고, 국가재건의 틀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것이 첫 번째 창업이다.
이어 대한중공업공사에 이어 인천제철이던 시절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결단으로 현대의 일원이 된 것이 제2의 창업, 정몽구 명예회장이 자동차산업을 일으키며 철강재 수급을 고려해 한보철강을 인수하고 고로를 짓게 된 것을 제3의 창업으로 볼 수 있으며, 제3의 창업은 지금의 현대제철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업과 조선, 자동차산업에 소재를 공급하며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궤를 함께 해 온 기업이다”라면서, 특히 현대제철이 국내 철강산업 발전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로 포스코가 출범할 때도 당시 인천제철의 엔지니어들이 많이 참여했다. 두 회사 퇴직자 모임에 나가보면 선배들은 다 통한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의미이고, 현대제철이 효시라고 볼 수 있다”고 안 사장은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 “현대제철 유연한 회사로 만들어 달라”
앞에서 언급한 대로 안 대표는 현대제철에 합류한 지 1년 만에 CEO로 발탁됐고, 이사회 의장까지 맡았다, 이에 대해 언론은 현대제철이 경쟁자 출신 인사를 최고의 자리에 앉히는 ‘파격’이라고 보도했다.
안 사장 본인도 “얼떨떨할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소신껏 해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단다.
안 사장은 “제가 현대제철로 부임할 무렵 현대제철 경영진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일관제철 건설을 이끌었던 전임 부회장과 사장을 포함해 본부장들이 자리를 옮기시거나 퇴직했고, 그룹에서 새로운 부회장이 왔다”면서, “당시 김용환 부회장은 (저에게) 일절 간섭하지 않고 체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줬고, 서강현 재경본부장도 서포트를 많이 해줘서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누구보다 안 사장을 지원해 준 사람은 그의 이직을 주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었다. 안 사장은 “이런 모든 상황이 회장이 기아자동차(현 기아)에 계실 때 소재를 공급하는 현대제철에 대해 생각하신 바를 당시 현대자동차 총괄 수석부회장으로서 그룹 전체의 경영을 책임지면서 실행에 옮기신 거라고 본다”면서, “회장이 저한테 주문하신 게 있는데, 현대제철의 문화가 좀 더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포스코의 경험을 살려 개선점을 찾아 보완해 달라는 말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 가운데 가장 상명하달식 조직 문화가 굳건하다고 불렸던 기업이 포스코였는데, 정 회장이 보기에는 포스코보다 더 경직된 문화가 현대제철에 자리잡고 있다고 여긴 것으로 보였다. 때마침 포스코는 10여넌 전부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성과를 거두고 있었는데, 이러한 성공사례를 안 사장을 통해 현대제철에서도 거둘 수 있길 희망한 것이었다.
안 사장은 “특정 기업을 떠나서 철강을 다루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떤 사안을 보고 반응하는 방향도 유사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도 비슷하고. 그런 측면에서는현대제철이나 포스코나 비슷한 부분이 많다”라면서, “취임 이후 계속 강조했던 사안들이 최근 들어 변화되고 있는 것을 보게 다. 애초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 여겼는데, 벌써 5년이 됐다”고 했다.
<자료: 현대제철 70년사>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