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제품 중 중국산 부품의 비중을 점차 줄고 한국산 부품 사용을 늘었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애플이 매년 공개하는 공급사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기업수가 증가했다. 지난 2019년 11개였던 한국 부품 공급사는 지난 2021년 13곳까지 증가했고 지난해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공급사 숫자로만 보면 적은 비중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애플의 대표제품인 아이폰을 분해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품 비중이 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중국 기업들의 부품공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애플공급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중국기업들은 지난 2019년 380곳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154곳, 2022년에는 142곳까지 감소했다. 애플은 아직 2023년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미국의 대중국 견제정책이 강화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중국산 부품 사용률이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중국내 코로나19 방역통제로 아이폰 14시리즈의 생산 차질을 빚는 등 판매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중국산 부품 비율을 낮춰 디커플링(공급망 단절)과 디리스킹(위험 회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 하고 있다. 빠진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기 위해 자체생산 비율을 높이고 한국산 부품공급사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국기업들이 애플 공급사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들이 애플에 주로 공급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의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애플이 국내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애플 부품 내재화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향후 수년간 디스플레이 패널 조달에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최소 60% 이상 유지될 것”이라 전망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