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신임 사장에 반도체 공정 전문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 선임
하이닉스 재임 당시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 기여로 회사 전성기 이끌어
SK온 유럽, 북미 등 공장 수율 90% 이상으로 올라왔지만 실적 개선은 아직
하이닉스 재임 당시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 기여로 회사 전성기 이끌어
SK온 유럽, 북미 등 공장 수율 90% 이상으로 올라왔지만 실적 개선은 아직

SK온이 '2030년 글로벌 1등 배터리 제조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SK온은 신임 사장에 반도체 공정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전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SK온의 수율(생산제품 중 정상제품의 비율) 관리 및 생산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실적 개선까지 이뤄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그룹은 SK온 신임 사장에 이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선임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 학·석사를 졸업,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인텔과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SK하이닉스 디램 개발부문장, 사업총괄(COO) 등을 거쳤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인텔 기술상을 세 차례 수상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로서 SK온을 첨단기술 중심의 글로벌 톱티어 배터리 기업으로 진화시킬 최적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의 설명대로 이 사장은 SK온이 글로벌 1등 배터리 제조 업체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공정 전문가로 제조업 경험이 풍부하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사장을 하며 경영자로서의 경험까지 갖췄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로 있을 당시 디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 등에 기여하며 회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사장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SK하이닉스 대표로 근무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20년 5조126억원, 2021년 12조4103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은 2019년 26조9907억원에서 2020년 31조9004억원으로 뛰었으며, 2021년에는 42조9978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런 경험이 이 사장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현재 SK온의 유럽 공장을 비롯해 미국 공장 등의 수율은 이미 90% 이상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들어서는 3분기 누적 기준 5623억원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르면 4분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에 따른 악재가 겹쳐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SK온의 사업 확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수율 및 공정 안정화가 계속해서 요구된다는 것이다. 현재 SK온이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예정인 공장만 14개에 이른다. 이 중 2025년 이후 본격 가동이 이뤄지는 곳은 포드와의 합작공장 3곳과 현대차와 함께 짓는 조지아 공장 등 총 4곳이다. 여기에 최근 충남 서산 공장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3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이들 합산 생산능력만 178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SK온으로 온 것은 이제 SK온이 생산 공정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경쟁 우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공정이 반도체 공정과 일부 비슷할 수 있지만,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제조업에서의 경험이 수율 향상 등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