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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배터리 소재社 실적 악화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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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배터리 소재社 실적 악화 현실화

엘앤에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804억원
비쌀때 산 광물 가격 내려가며 수익성 악화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도 부진한 실적 예상

2023년 엘앤에프 영업이익(별도 기준) 그래프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엘앤에프 영업이익(별도 기준) 그래프
양극재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광물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실적 발표를 앞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다른 업체들도 부진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지난해 연간 별도 기준 영업손실 22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2804억원의 손실을 냈다. 1~3분기 각각 371억원, 75억원, 118억원의 이익을 실현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는 2024년 주주서한에서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원재료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 반영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 설명대로 리튬 등 소재 가격 하락이 실적 부진의 이유다. 양극재 판매가는 리튬 가격에 연동된다. 광물 가격이 상승세일 때는 저렴하게 구매해둔 리튬을 이용해 양극재를 만든다. 값싸게 재료를 구매해 비싸게 팔아 수익성이 제고된다. 하지만 비싸게 구매한 광물 가격이 떨어질 경우 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삼원계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7만달러로 치솟은 이후 같은 해 4월 4만6500달러, 12월 1만6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리튬인산철(LFP)에 사용되는 탄산리튬은 지난해 초 1㎏당 470위안에서 12월 90위안까지 떨어졌다. 니켈도 지난해 2월 t당 3만달러에서 12월 1만600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다른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 하락한 1435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 첨단소재 부문도 전년 대비 줄어든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현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리튬 가격 약세 여파가 양극재 평균판매가격(ASP)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차 구매 수요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들(금리, 보조금 등)이 안정화되는 하반기부터 양극재 가동률과 실적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