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전략은 최근 개최된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보다는 북미시장 등 중국 외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업계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AI기술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납품해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주주를 비롯해 사측에서도 이렇다할 중국시장에 대한 언급과 질문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중국보다는 기타지역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전체 낸드제품의 40%를 생산하고 있는 상태로 낸드플래시 236단(8세대)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HBM대비 낸드시장은 아직 매출 영향력이 미미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곽 사장은 중국발전포럼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자리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났다.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와 지속적인 협력을 희망한다는 중국측 입장에 곽 사장은 "중국은 SK하이닉스의 가장 중요한 생산 거점이자 판매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면서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내려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중국 내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양사의 엇갈리는 중국시장 전략은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미중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향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동맹국 정부에 동맹국 기업들이 중국 고객에게 판매한 특정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국 기업 끌어안기에 나서는 등의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에서 상무부장과 곽 사장의 만남을 조명한 부분은 중국정부의 이러한 전략을 대변한다.
미국으로서는 중국과 친하게 지내는 기업이 달가울리 없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검증된 최종사용자(VEU)’로 인정받아 중국사업을 무리없이 전개중이지만 올해 11월 미국대선이 예정된 상태로 미국정부의 전략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