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다카에서 남서쪽으로 31㎞ 떨어진 파드마강 위에 세워진 이 대교는 방글라데시의 국내총생산(GDP)을 매년 1.3%씩 증가시킨다고 한다. 다리 하나가 방글라데시의 경제 판도를 바꾼다는 의미다. 사실 이 다리는 남서부 21개 지구와 수도 다카를 연결하는 요긴한 통로다.
건설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세계은행이 2012년 다리 건설 컨설팅사 선정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고위 관료의 부패 의혹이 드러나자 12억 달러(약 1조5500억원)의 차관을 취소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일본국제협력기구(자이카) 등도 발을 뺐다.
파드마강은 히말라야산맥의 갠지스강 빙하에서 발원한 갠지스강의 거대한 분포지로 인도를 거쳐 방글라데시로 흘러 벵골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파드마의 넓은 강바닥은 변화하는 섬들과 모랫둑으로 점철된 여러 수로로 갈라진다. 장마철에는 선박들의 항해가 어렵다. 폭우가 쏟아지면 방글라데시 남서부 전체를 인근 수도와 분리시키고 나머지 지역을 근본적으로 고립시킨다. 이를 염두에 두고 방글라데시 정부가 파드마강에 다리를 놓은 것이다.
파드마 대교의 42개 지지 교각은 고강도 철골 말뚝 기초 위에 세워졌다. 파드마 다리는 폭 22m, 길이 6.15㎞로 갠지스강에 걸쳐 있다. 상층부에는 4차선 고속도로를 지탱하는 2단 강철 트러스 다리, 하층부에는 단선 철도로 구성돼 있다. 이 다리에 사용된 대부분의 철강재는 중국산이다.
이 다리는 단지 철도와 도로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전기 통신선과 스테인리스스틸 고압 가스관이 장착된 유틸리티도 운반한다. 심지어 전기를 운반할 수 있도록 다리에 7개의 400kV 강철 격자형 인터커넥터 타워를 수용한다는 계획도 최근에 내놨다.
파드마 대교는 강철로 건설된 엔지니어링의 총합이다. 다리 구조물은 길이가 150m나 되는 41개의 연결 경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들은 262개의 고강도 철골 말뚝으로 기초가 형성된 42개의 교각에 지지된다. 3m 직경의 철골 튜브들은 도로와 철도 교통의 무게뿐만 아니라 다리의 거대한 길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100m까지 땅속에 박혀 있다.
이 철심 덕분에 교각과 기초가 강바닥에서 발생하는 액화를 방지하고, 강 위로 운행하는 선박과 충돌하더라도 끄떡없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도 변형을 감수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한강에 37개 다리가 놓여 있는 우리 한국 모습은 철강산업의 융성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의 외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 발생한 볼티모어 키 브리지의 붕괴를 보면서 강과 바다를 연결하는 교량의 중대한 역할을 재인식한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