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각)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와 경제문제 연구소(IDEAS)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철강 산업이 전기 아크로(EAF) 기술과 같은 저탄소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염도가 높은 석탄 기반의 용광로-기본 산소로(BF-BOF)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원이자 IDEAS 말레이시아의 선임 연구원 레나토 리마 박사는 “말레이시아의 철강 부문은 평균보다 낮은 탄소 집약도였지만 현재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탄소 집약도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철강 생산
말레이시아의 철강 생산량은 2017년 말부터 중국 얼라이언스 스틸이 철강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18년과 2019년 사이에 69%(+284만t) 증가했다. 얼라이언스 스틸의 생산 능력은 연간 350만t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철강 생산업들은 중국 내 과잉 생산 능력과 수요 감소로 인해 아세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환경 규제 및 세금 비용의 증가와 중국의 신규 철강 투자 제한으로 인해 아세안 국가들은 이 지역의 덜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더욱 매력적이라고 기록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철강 연구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철강 생산 능력은 동남아시아 어느 곳보다 빠르게 성장하여 2023년 1610만t에서 2030년 4890만t으로 200% 이상 증가하여 연간 3280만t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말레이시아 철강 연구소(MSI)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철강 생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1만2228Gg(기가그램)의 이산화탄소 환산량(GgCO2e)으로 2011년의 2593GgCO2e에서 370% 급증했다.
말레이시아 철강 산업 배출량
IDEAS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탄소 배출 증가율을 줄이고 저탄소 철강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를 통한 탄소 가격 책정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탄소 누출을 방지하고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외국 생산자로부터 말레이시아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탄소 국경조정메커니즘(CBAM)과 같은 탄소 수입세를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현재 탄소 가격 책정 프레임워크나 기후 변화 또는 탈탄소화에 관한 구속력 있는 법률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철강 부문을 포함한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직접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탄소 가격이 제12차 말레이시아 계획(12MP) 2021-2025에 언급되어 있지만, 즉각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 에너지 전환 로드맵(NETR)과 신산업 마스터플랜(NIMP) 2030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정책이 개략적으로 나와 있지만 탄소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다.
보고서에는 대신 2023년 투자무역산업부(MITI)가 시행한 신규 생산 능력 유예와 같은 일시적인 간접 통제 조치가 배출량 완화를 위해 도입되었다. 특히 탄소 가격을 책정하면 경제 행위자들이 자신의 행동과 기술 선택에 따른 비용을 내재화하도록 강제하기 때문에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탄소세는 특정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수수료를 부과하여 탄소 가격을 직접 책정하고 있다. 탄소세는 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배출량을 줄이려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만, 정확한 감축량은 탄소 가격에 대해 기업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2005년 유럽연합, 2015년 한국, 2024년 이후 인도, 2025년부터 중국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철강 산업에 대한 탄소 가격제를 시행했거나 시행할 계획이다.
IDEAS는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인한 철강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