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문교 건설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가 시발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1933년 1월 5일, 큰 팡파르 속에서 금문교 공사가 시작된 이래 약 4년여 만에 금문교가 완성되자 단박에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이 되었다. 당초 골든 게이트 브리지(금문교)는 ‘건설이 불가능한 다리’로 여겨졌지만 인간의 기술로 고난을 극복하면서 완성되었다. 이 다리는 오늘날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1937년 5월 27일 완공된 금문교는 올해로 87살이다. 당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다. 건축 비용으로 원금 3500만 달러와 이자 3900만 달러가 들었다. 단일 경간(徑間)이 746피트에 이르는 2개의 타워에 고정된 현수교 형식이다. 케이블 한 개의 지름은 92.4㎝이고 5㎜짜리 작은 강철 와이어 2만7572가닥을 넣어서 하나의 케이블로 만들었다. 총길이는 2789m다. 기둥 간 거리는 1280m, 형하 공간은 67m다. 이 다리에 적용된 기술적 성취도 놀랍지만 석양이 질 때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물드는 다리의 모습은 장관이다.
올해로 87살이 된 금문교에는 흥미로운 일들이 다 일어난다. 영화의 배경은 물론이고 축제도 열린다. 최초로 금문교를 개장할 때 일주일 동안 ‘금문교 축제’를 열었다. 공식 개통 첫날엔 보행자를 위한 행사가 열렸다. 금문교에 보행자 통행이 허용되기 이전까지 약 1만8000명의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개통 당일에는 시간당 약 1만5000명, 총 20만 명이 금문교를 건넜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금문교 공식 웹사이트에서 설명하고 있다. 금문교가 일반에 개방된 당일에는 보행자 한 명당 25센트의 통행료(2023년에는 약 5.30달러에 해당)가 부과되었다. 그때 배고픈 보행자들을 위해 ‘수많은 핫도그 가판대가 도로변에 늘어서 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위에 뜬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다면 행운이다. 대부분 강 밑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안개로 인해 다리 전체가 드러나지 않는다. 금문교를 처음 본 모든 이방인들은 그 크기와 아름다움, 우아함에 경이로움과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다. “나도 한 번 이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싶다”는 충동을 받게 된다. 걸어서 횡단하는 통행료는 무료다.
금문교는 여러 가지 최초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걸어서 다리를 건넜던 최초의 보행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죽마에 의지해 다리를 건넌 사람인 플로렌스타인 칼레게리라는 이름도 기록하고 있고, 두 자매가 롤러스케이트로 금문교를 건넜다는 기록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다리 유지·보수에 매년 엄청난 돈을 투자한다. 다리를 구성하고 있는 철재의 부식 방지를 위해 매년 1만 갤런의 페인트칠을 계속하고 있다. 유지·보수 비용이 엄청나자 일부에서는 “차라리 새로 다리를 건설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2000년대 들어서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문교 개방 행사 때마다 사람들이 금문교 중앙으로 지나치게 몰리는 바람에 다리의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개방 행사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문교는 자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The Bridge’까지 나올 정도다. 철강이 빚어낸 예술품 같은 금문교도 ‘녹이 슨다’는 철의 숙명은 거스를 수 없다. 철강인들이 끊임없이 기술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