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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4서 역전 노린다…양산계획 이상 無·새로운 설계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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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4서 역전 노린다…양산계획 이상 無·새로운 설계로 차별화

HBM4 개발 내년 목표·2026년 양산 예정…양산까지 내년으로 당겨질 가능성↑

삼성전자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 산업의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가 차세대 플랫폼 ‘루빈’에서 HBM4(고대역폭메모리, 6세대)를 사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가 HBM4 양산을 당겨 루빈에 공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 개발에 성공하고 2026년 양산을 시작해 루빈에 HBM을 공급함으로써 메모리 반도체 1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4부터 기술력을 앞세운 초격차 전략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HBM4부터 기존 방식과 다른 생산 방식을 검토 중이다. 기존 HBM은 가장 밑 ‘베이스 다이(die)’ 위에 D램 단품 칩인 ‘코어 다이’를 층층이 쌓고 베이스 다이 옆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로직 칩 다이가 연결된 2.5D 구조였다. 이를 로직 칩 다이 위에 바로 코어 다이를 쌓는 구조로 개선해 효율성 향상을 꾀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HBM4부터 생산방식의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HBM4의 높은 전력 소모와 대역폭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교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 마스터는 지난달 중순 열린 ‘ISSCC 2024 리뷰 워크숍’에서 이 생산방식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기존 방식에서 문제되던 점들이 로직 프로세스로 개발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면서 “D램 산업에서는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HBM4는 HBM3E 제품 대비 속도와 대역폭도 대폭 향상된다. 현존하는 메모리 반도체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HBM3E D램 ‘샤인볼트’는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9.8Gbps의 성능으로 1초에 최대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 속도는 30GB 용량의 UHD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하는 것이다.
HBM4는 HBM3E보다 데이터 출입구(I·O)를 2배 늘리고 전송 속도를 끌어올려 66% 늘어난 초당 2테라바이트(TB)를 처리할 수 있다. 또 단수도 증가해 12단에서 16단을 구현하게 된다.

양산 시기도 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당초 2026년이던 HBM4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당겼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같은 해인 2025년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HBM3E 및 HBM4로 개발팀을 나눠 제품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제품 공급을 위한 테스트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이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의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삼성전자는 “제품을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맞추기 위한 조정 절차”라며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