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매장 분석을 담당해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5일 방한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액트지오가 여러 기업과 일을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내 기업으로 포스코를 지목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기업인 한국석유개발공사가 주도하는 영일만 심해 석유‧가스전 사업은 실제 매장 여부를 확인하는 시작 단계이므로, 매장 여부를 확인한 뒤에 개발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사항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장 국내외 기업의 참여를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다. 해저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평균 20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기다림의 사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주도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도 1990년대 초에 시작해 2013년에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2035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은 짧은 기간인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해 가스전 사업에도 참여했다. 회사가 30% 지분(석유공사 70%)으로 참여한 국내 대륙붕 6-1 중부 광구가 ‘동해-2 가스전’이라는 명칭으로 2016년 11월 상업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동해-2 가스전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석유공사와 높은 신뢰 관계를 쌓은 만큼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석유공사가 가장 먼저 손을 잡을 업체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보고 있다.
종합무역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융기관 등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은 물론, 생산한 자원을 구매기업을 물색하는 작업과 함께 지원의 삼각무역 등 프로젝트 수행 노하우가 가장 풍부한 업체로 꼽힌다. 정부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이 상업 생산에 성공한다면 수출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포스코그룹의 신인도 또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프로젝트의 신뢰성 증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연‧원료 확보를 위한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해 왔고 호주 로이힐(Roy Hill)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으며, 이차전지 소재인 니켈 등의 개발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성공 가능성 논란이 있지만, 과거와 달리 시추‧탐사 기술이 발달했고, 예전에는 상업성이 없다고 했던 적은 매장량의 광구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생산 기술도 고도화됐으므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라면서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