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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시총 50조엔 붕괴…'인증 부정' 악재에 4개월 만에 20%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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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시총 50조엔 붕괴…'인증 부정' 악재에 4개월 만에 20% 증발

일본 자동차 대표 기업 토요타가 '인증 부정'이라는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13일 도쿄 증시에서 토요타 주가는 4개월 만에 50조 엔 아래로 떨어졌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자동차 대표 기업 토요타가 '인증 부정'이라는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13일 도쿄 증시에서 토요타 주가는 4개월 만에 50조 엔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 자동차 대표 기업 토요타의 시가총액이 4개월 만에 50조 엔(약 437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각) 도쿄 증시에서 토요타 주가는 전일 대비 2% 하락한 3156엔(약 2만7597원)을 기록하며 시총 50조 엔(약 437조 원) 선이 무너졌다. 이는 지난 3월 22일 기록했던 63조1716억 엔(약 552조 원)에서 약 20% 증발한 수치다.

이번 주가 급락은 최근 불거진 토요타의 '형식 지정' 인증 부정 사태가 직격탄이 됐다. 인증 부정으로 야리스 크로스 등 3개 차종의 생산이 6월 말까지 중단되면서 4~6월 생산량 감소 우려가 커졌고, 인증 부정 조사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토요타는 지난 3월 1일 시총 60조 엔(약 524조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고, 같은 달 27일에는 상장 이후 최고가인 3891엔(약 3만4022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증 부정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 이후 최고치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이번 사태는 토요타의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특히, 히노 자동차, 다이하쓰 공업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부정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토요타 경영진의 리더십과 윤리 의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의결권 자문회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이들은 "잇따른 부정 행위에 대한 책임은 최고 책임자가 져야 한다"며 "토요타 이사회의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토요타뿐 아니라 혼다, 닛산 등 다른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말과 비교해 토요타 주가는 17%, 혼다와 닛산은 각각 10%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 평균 주가 하락률 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사업 환경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인증 부정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과 엔저 현상 완화 가능성 등이 토요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토카이 도쿄 인텔리전스 랩의 스기우라 세이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4~6월 생산이 국내를 중심으로 저조한 데다 인증 부정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경계감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카산 증권의 마츠모토 후지오 수석 전략가는 "2024년 3월기 이익은 생산 회복과 수급 긴축에 의한 일시적인 증가일 뿐, 엔저 현상도 지속되기 어려워 본래의 이익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토요타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품질 관리 시스템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고품질'이라는 토요타의 강점을 다시 입증해야 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해 토요타 경영진이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