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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투기 광풍에 급등 후 주춤…공급 부족 우려 속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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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투기 광풍에 급등 후 주춤…공급 부족 우려 속 변동성 확대

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구리', 가격 급등락에 시장 불안

칠레의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로스 브론세스 구리 광산에서 한 사람이 암석 샘플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칠레의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로스 브론세스 구리 광산에서 한 사람이 암석 샘플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구리 가격이 투기 자금 유입과 공급 부족 우려 속에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1만1100달러(약 1544만 원)를 돌파하며 연초 대비 29% 급등했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 '에너지 전환 필수 광물'로 꼽히는 구리의 수요 증가에 베팅하는 투기 자금이 몰린 결과다.
하지만 최근 구리 가격은 고점 대비 14% 이상 하락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봄철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투기 세력이 차익 실현에 나선 데다,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산업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활용하는 상품 투자 자문사(CTA)들의 매도세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씨티그룹은 연말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9000달러(약 1251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구리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미와 중앙아프리카 광산 생산 차질로 올해 구리 정광 공급 전망치가 120만 톤 하향 조정됐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올해 구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초 파나마의 대형 구리 광산이 재가동되고, 중국의 구리 스크랩 수입이 증가하면 공급 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구리 재고가 급증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추세로 구리 수요는 계속 증가하겠지만, 높은 가격이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투기 자금 유입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리 가격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산업 금속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