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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삼성전자·구글 반독점조사, 삼성전자 판매 호조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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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삼성전자·구글 반독점조사, 삼성전자 판매 호조 ‘변수’ 될까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iOS 대비 개방형 OS라 판결에 유리…최악의 경우 과징금·시정조치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MWC24)’에서 유럽 소비자들이 제미나이가 탑재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MWC24)’에서 유럽 소비자들이 제미나이가 탑재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유럽연합(EU)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의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 탑재와 관련해 조사에 나서면서 현지 시장 1위 삼성전자에 돌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사 결과가 규정 위반으로 판정될 경우 벌금을 비롯한 시정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어 갤럭시 판매망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구글의 제미나이 나노가 사전 설치된 것과 관련해 관련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갤럭시 S24에 AI를 선보였는데 이 행위가 다른 AI 기업들의 접근을 막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조사해 보겠다는 것이다.
EU가 법적인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제정한 디지털시장법(DMA)이다. DMA는 '게이트키퍼'라고 불리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규제해 소비자와 중소기업들이 좀 더 공정한 시장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타깃으로 EU는 삼성전자보다 구글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의 경쟁기업인 애플도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AI를 공개했지만 DMA를 이유로 유럽 시장에 AI기능 탑재 스마트폰 출시를 보류한 바 있다. 애플이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OS)는 iOS로 높은 보안성과 신뢰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만큼 폐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DMA를 준수하려면 일정부분 OS의 소스를 공개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보안성이 낮아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한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자가 사용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개방형 생태계를 표방해 상대적으로 DMA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가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전자와 구글의 AI가 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할 경우 막대한 과징금과 시정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지난달 EU는 애플이 앱스토어 입점 업체들이 애플의 결제방식이 아닌 다른 결제수단을 홍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DMA 규정을 위반했다고 예비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EU가 애플에 통보한 과징금은 애플의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로 적지 않은 액수다. 이 사례는 삼성전자와 구글에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적지 않은 금액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게이트키퍼로 알파벳(구글)은 지정됐지만 삼성전자는 지정되지 않아 애플만큼 결과가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은 "이런 파트너십은 한쪽이 다른 쪽의 지배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