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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철강업계, 중국산 철강 급증에 '반덤핑' 조사 촉구...무역 갈등 심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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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철강업계, 중국산 철강 급증에 '반덤핑' 조사 촉구...무역 갈등 심화 조짐

베트남 호아센 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호아센 그룹.
베트남 철강 산업이 중국산 철강 수입 급증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베트남 세관총국에 따르면, 5월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10만 톤으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베트남 전체 철강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베트남의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470만 톤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91%나 급증했다. 이에 베트남 철강협회(VSA)는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VSA 응이엠 쑤언 다 회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철강 기업들이 중국산 철강 급증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국내 철강 제품의 공급 과잉과 수입 철강 제품 증가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제 전문가 응오 트리 롱은 "중국의 공격적인 철강 수출 전략이 세계 시장에 큰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며 "베트남 기업들은 수입 철강 증가를 악용한 원산지 회피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트남 산업무역부(MoIT)는 올해 5월 말까지 베트남에 대한 무역 구제 조치 조사 사례 252건 중 30%가 철강 제품과 관련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EU, 호주 등 베트남의 주요 철강 수출국들이 제기한 것으로, 아연도금강판, 냉연 스테인리스강, 강관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EU는 오랜 기간 베트남과 직접적인 무역 분쟁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산 철강 제품의 우회 수출 문제로 베트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베트남 철강 산업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VSA는 "국내 제조업체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각국 제품별 무역 방어세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정부는 과거에도 철강 빌릿, 철강 코일, 강선 등에 대해 무역 구제 조치를 취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 사태는 그 규모와 심각성이 더욱 크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지난 6월 14일 현지 철강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중국과 한국산 아연도금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임시 반덤핑 조치 부과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이는 베트남 철강 산업뿐만 아니라 국제 철강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