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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8)] 세계를 거미줄처럼 잇는 중국의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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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8)] 세계를 거미줄처럼 잇는 중국의 철도

중국의 철도가 세계를 거미줄처럼 이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철도가 세계를 거미줄처럼 이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2019년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로 퍼지자 물류 대란이 촉발됐다. 뒤이어 홍해 사태가 불거졌다. 세계 해운물류 시장은 혼돈에 빠졌다.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해운물류로 이뤄지고 있는 한국의 고민은 더 깊어졌었다.

​10여 년 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물류 운송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중국은 최근 들어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기지를 탄생시켰다. 중국~유럽 화물열차(CRE·China Railway Express)가 대표적인 본보기다. 이 노선은 중국과 유럽 그리고 ‘일대일로’ 주변 국가를 연결하는 국제컨테이너 블록트레인(Block Train)이다. 이 선로는 중국 국가철도그룹유한회사가 편성한 고정 열차편과 노선, 스케줄 등에 따라 2011년 3월에 최초로 운행됐다.
CRE는 2017년 5월 중국 국가철도그룹이 주도하고 중국철도컨테이너운송유한공사(CRCT)가 충칭·청두·정저우·우한·쑤저우·이우·시안 등 7개 운영회사와 공동으로 ‘중국유럽화물열차 운송 조정위원회’를 설립해 기업 수준의 통합운송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철도 인프라를 통해 중국산 휴대폰과 컴퓨터 등 IT제품에서부터 의류, 신발, 자동차 부품, 곡물, 와인, 커피 원두 등이 국외로 실려 나갔다.

중국의 물류 운송 철도노선은 신장위구르를 통과하는 서부 루트(TCR)와 네이멍구자치구를 통과하는 중부 루트(TMGR), 동부 루트(TMR) 등 크게 3대 루트로 구분된다. TCR(Trans Chinese Railway)은 중국 거점 스테이션을 시작으로 중국 내 총 4128㎞ 구간을 통과한 후 카자흐스탄 국경을 거쳐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 러시아, 유럽까지 연계된다.
TMGR(Trans Mongolian Railway)은 몽골 지역을 횡단해 러시아와 유럽으로 연계된다. 중국과 몽골 접경지역인 자민위드(Zamyn-uud), 몽골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나우스키(Nausky)를 통과하며 TSR과 이어진다.

TMR(Trans Manchurian Railway) 노선은 중국 만주에서 러시아 자바이칼스크(중국·러시아 국경) 지방을 거쳐 TSR 노선과 이어졌다. 이 길은 러시아로 가는 최단 루트다. 그 밖에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글로벌 철도운송 시스템도 구축했다. 중국~유럽 화물열차 노선 중 가장 많은 이용 노선은 TCR이다. 청두국제철도화물열차유한공사는 2016년 4월 설립된 이래 유럽과 몽골, 러시아로 연간 2만5000대 이상 화물열차를 운행했다.

2024년 2월 기준으로 중국의 선로는 120여 개 도시와 연결돼 있다. 2011년 이후 열차 누적 운행은 8만5000대를 넘어섰다. 2023년에는 시안·충칭·청두·정저우 4개 도시를 운행하는 제1그룹 열차 수는 9309대로 전체의 53.1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철도노선의 운송기간은 해상 운송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 운송 요금도 항공 운송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통관 절차도 1회 신고, 1회 검사, 1회 통과로 간단하다.

작년 2월에는 중국~카자흐스탄 연결 화물터미널이 신설됐다. 2022년 12월에는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을 잇는 컨테이너 화물 철도노선도 개통시켰다. 중국이 물류 분야를 선도하려는 야망이 엿보인다.

중국~카자흐스탄 화물터미널은 고대 실크로드의 시작점인 산시성 시안시에 설치 있다. ‘강철 캐러밴’으로 불리는 이 신설 터미널은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출범했다. 이 화물 노선은 선로 폭이 달라 철로 바퀴 폭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작업시간이 통신으로 연결된 사전 준비에 따라 단축됐다. 3~5일 걸렸던 통관도 단 한 번으로 해결했다.

현재까지 시안 터미널을 통해 약 3만5000톤 이상의 물품이 운송됐다는데, 중국 시안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간 배송기간은 13일에서 9일로 단축됐고, 카스피해를 가로지르는 철도-해상 복합운송도 20일에서 12일로 단축됐다고 한다.

중국이 글로벌 무역 노선을 거미줄처럼 잇는 기반은 철강재를 언제든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 1위의 철강 생산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란 생각이다(한국관세무역개발원 등 자료 참고).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