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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경쟁서 뒤처지는 국내 산업계…"적극적 지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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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경쟁서 뒤처지는 국내 산업계…"적극적 지원 절실하다"

美로 촉발된 탈중국 러시…기업들, 원자재 찾아 공급망 재편
국내도 기업 유치 위한 리쇼어링 정책 뒤따라야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사진=강준영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사진=강준영 교수
"국내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중국이나 미국과 비교해 부족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정치권이나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국내 산업계에 대해 지적한 내용이다. 강 교수는 "기업들은 이윤을 좇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도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8일 글로벌이코노믹과 한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원자재'를 꼽았다.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 생산 지역에 공장을 건설해 운송비와 생산시간 등에서 이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많은 기업이 리튬이 풍부한 호주나 원자재가 풍부한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미국이 부추긴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하면서 탈중국 움직임이 발생했다"면서 "그 대안으로 인도를 비롯해 멕시코, 북미 등으로 기업들이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을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제품에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포함되지 못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공장들이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가 기업들의 새로운 생산처로 각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의존도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정부나 정치권의 리쇼어링 정책이 중요하지만, 국내는 이렇다 할 지원책이나 직접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은 적극적으로 기업을 지원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정부 지원 없이 각자도생하는 모양새다. 강 교수는 "정부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업들의 국내 유치를 원하고 있지만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것 같다"며 "사실상 정부나 정치권의 대대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노조 문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추락하고 있는 국내 산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8일부터 3일간의 총파업에 돌입했다. 자동차 산업의 대표 주자인 현대자동차도 10일부터 이틀 연속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하고 9일부터 집중 교섭에 들어간다.

강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국내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정부가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정책을 확고하게 가져가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