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등을 공급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을 넘어 방위산업 시장의 꿈의 무대인 미국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항공 엔진 수주도 최근 이뤄내며 글로벌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일(현지 시각) 루마니아 국방부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규모는 총 1조3828억원에 달한다. 현지업체와 협력해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개월 동안의 경쟁 끝에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루마니아 정부와 세부 협상을 진행했다"며 "특히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되면서 루마니아에 방산 토탈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최종 계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루마니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에 이은 10번째 K9 도입국이 됐다.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액은 13조원을 넘어섰고 NATO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으로 확대됐다. K9이 베스트셀러 자주포의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이번 신규 수주는 김승연 회장이 공들여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서 김 회장은 5월 통합 1년을 맞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 창원사업장을 직접 찾아 "신규 시장으로 현재 추진 중인 루마니아의 K9 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유럽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유럽을 넘어 북미 등 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도 도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혹독한 테스트를 견뎌 호주군의 최종 선택을 받은 레드백 장갑차를 앞세울 계획이다. 레드백 장갑차는 K9과 동일한 동력시스템 등을 적용했기 때문에 루마니아군의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위사업청에 최초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엔진을 공급하며 종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계약 기간은 지난달부터 오는 2027년 12월까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에 탑재되는 F414 엔진 40여 대 및 예비모듈 등을 납품하고 엔진정비 교범, 현장기술지원 등 후속 군수지원도 수행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K9 자주포는 이제 글로벌 곳곳을 지키는 K-방산의 상징이 됐다"며 "레드백 계약으로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