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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어 두산도…재계 구조조정, 여름 땡볕보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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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어 두산도…재계 구조조정, 여름 땡볕보다 뜨겁다

SK이노‧E&S 합병안 17일 이사회서 결정
두산그룹, 3대 사업군으로 계열사 ‘헤쳐모여’
포스코그룹, 자본효율성 제고 120개 과제 추진
비주력 사업‧자산 정리 통한 핵심 역량 집중

재계가 2024년 여름 열기보다 뜨거운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SK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재계가 2024년 여름 열기보다 뜨거운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SK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깔디따 가스전. 사진=연합뉴스
SK그룹에서 시작된 사업구조 개편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주요 그룹들이 휴가도 잊은 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비주력 사업 정리를 통한 핵심 역량 집중에 초점이 맞춰졌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대대적인 사업별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위한 계열사 정리의 첫 신호탄으로 예고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방안이 17일 열리는 양사 이사회에서 논의된다. 합병이 결정되면, 화석연료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자산총액 약 106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약 100조원의 SK하이닉스를 능가할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 자산총액(약 334조원)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200개가 넘는 계열사를 대폭 줄여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반도체와 바이오·에너지 사업군에 집중한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해 핵심 사업을 △클린 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였던 두산밥캣 대주주가 두산로보틱스로 변경되어 ‘스마트 머신’ 부문에 속하는 것이다. 두산그룹 측은 업종 구분 없이 혼재돼 있는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서 클러스터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사업군은 흡수 또는 매각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와 두산의 안건은 주주들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에 두 그룹은 개편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업가치 향상 효과를 주주들에게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 체제에서 개편 작업 방향성 정립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과 관련해 전략 미부합, 저수익 사업, 불용 자산 등 120개의 구조 개편 계획도 확정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및 신소재를 축으로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4배로 성장해 그룹 합산 시가총액 200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 내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함이 목적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포스코그룹 전 계열사에 걸쳐 대대적인 후속 인적·물적 개편이 이뤄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 밖에 민간 부문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방위산업 분야 전문기업으로의 외연 확장을 추진 중인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은 사업 조정과 함께 각각 김동관, 정기선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의 효성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으로 형제간 사업구조 분업을 단행했다.

외국 공정 당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눈앞에 둔 한진그룹도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그동안 준비해왔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을 시행해 조원태 회장 중심 체제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공정(현 현대모비스)에서 떨어져 나온 계열사인 현대위아가 그룹의 태동 사업이었던 공작기계 부문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삼성과 LG그룹도 추가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