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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90)] 꿈틀거리는 아프리카 철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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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90)] 꿈틀거리는 아프리카 철강산업

짐바브웨에서 건설중인 중국 딘선 철강회사의 디스코 건설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짐바브웨에서 건설중인 중국 딘선 철강회사의 디스코 건설현장. 사진=로이터
아프리카 철강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짐바브웨를 비롯한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규모 철강공장을 새로 건설하거나 재건하려는 이유에서다. 짐바브웨는 연산 500만 톤을 목표로 아프리카 최대의 철강공장 건설 1단계 공사가 거의 마무리됐다.

음부마 제철소로 명명된 이 공장 건설은 중국 칭산홀딩그룹이 15억 달러(약 2조782억원)를 투자했다. 이 공장의 운영은 짐바브웨 자회사 딘슨철강사가 맡고 있다. 지난 5월 초, 인도 재벌 베단타는 잠비아 구리광산의 통제권을 회수하고 본격적인 광산 채굴에 나섰다. 아르셀로미탈 남아공은 철강공장 폐쇄를 6개월간 미뤘다.

스리랑카는 6월 중순에 금속 스크랩 수출을 전면 중지했다. 국내 철강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5월 중순 아자오쿠타 제철소 부활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771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철강개발부는 ‘철강산업 부흥 10년 로드맵’을 마련했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볼라 아메드 티누부 대통령의 지시로 약 3만㎞의 콘크리트 도로 건설이 한창이다. 4년 동안 진행되는 이 공사에는 약 700만 톤의 철강재가 필요한 실정이다.
서아프리카 최대 기업 단고테그룹의 알리코 단고테 회장은 지난 6월 나소에서 열린 ‘카리브해 무역투자 포럼’에서 철강산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철강기업을 설립해서 약 300억 달러(약 41조5650억 원)의 매출을 이루고 세계 120대 기업에 진출하겠다는 포부였다.

중동의 사우디도 만만치 않다. 에사르그룹은 라스 알 카이르에 6조원을 투자해서 저탄소 제철소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라스 알 카이르에 연산 400만 톤 규모의 철강공장을 건설한다는 당찬 계획이다.

이렇게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철강산업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국가는 짐바브웨다. 중국은 짐바브웨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철강 불모지나 다름없는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고, 무진장으로 매장된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확보하려는 속셈이다. 짐바브웨 정치권 인사들은 시진핑을 방문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2000명~1만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일이었으니 친화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짐바브웨에는 철광석과 크롬, 석탄 등의 광물이 무진장 매장돼 있다. 무려 1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한다. 이 광물은 철강공장에서 꼭 필요한 원부자재들이다. 이 부문 역시 수출을 늘리려는 짐바브웨 정치인들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음부마 제철소는 지난 6월 13일 첫 번째 선철을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철소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 남쪽으로 약 12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아직 중간 소재인 빌렛 생산은 못 하지만 향후에는 파이프, 볼트, 너트, 소규모의 슬래브, 와이어 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음부마 제철소의 첫 번째 생산 목표는 연산 60만 톤이다. 하지만 2단계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생산 목표가 500만 톤으로 늘어난다. 결국 짐바브웨의 신규 공장은 짐바브웨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짐바브웨는 귀금속·니켈·합금철·점결탄과 같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축복받은 국가다. 이 자원은 국가의 경제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잠재력이 있다. 짐바브웨 엔지니어링철강협회(EISAZ)는 매년 수출로 60억 달러(약 8조3130억원)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게다가 짐바브웨의 리튬은 미국의 제재와 중국의 투자가 서로 맞물려 있다. 20년 넘는 기간 동안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짐바브웨에 제재를 가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 3월 미국은 짐바브웨 제재 프로그램을 종료했다.

중국의 쯔장 화유 코발트와 사이노미니 리소스 스룹 등이 리튬광산 인수에 수백만 달러, 가공공장 건설에 미화 10억 달러(약 1조3855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을 흘려들을 이야기가 아니다. 아프리카는 지금 대규모 철강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우리의 철강산업은 수출 주도형이지만, 중국을 제치고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