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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의견 갈린 SK이노·E&S 합병…관건은 주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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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의견 갈린 SK이노·E&S 합병…관건은 주가 회복?

SK이노베이션 27일 오전 임시주총 개최
SK E&S 합병 계열 체결 안건 승인 계획
국민연금, 글래스루이스 등 합병 의견 갈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7월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7월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 합병 계약 체결 안건을 다루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 간 찬반이 갈리고 있다. 주주가치 훼손과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대립하고 있다. SK 등 특별 관계자들 지분이 36%에 달하는 만큼 과거 SK C&C와 SK(주) 합병 때처럼 합병안 통과에는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낮아 주가 상승 등을 통한 개인주주 설득에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음날 오전 임시주총을 열고 SK E&S와 합병 계열 체결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안건 통과는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안건이 통과된다면 11월 통합 SK이노베이션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양사 합병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SK이노베이션 지분 6.2%를 보유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로 한국ESG연구소, 아이에스에스(ISS), 글래스루이스, 아주기업경영연구소 등은 재무구조를 안정화 등을 이유로 찬성했다.

합병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재계는 임시주총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하고 있지만, SK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6.22%로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과거 국민연금이 반대했던 SK C&C와 SK(주) 합병안이 주총에서 무리 없이 통과됐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양사 합병안 안건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지분은 SK(주)가 36.22%, 국민연금 6.21%, 소액주주 53.49%, 기타 4.08%다.
변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100원 오른 10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가격(11만1943원)을 밑돌고 있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은 27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이 기간에도 주가가 매수 가격에 미치지 못한다면 주주들은 손실을 피하고자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분할 등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사달라고 회사에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2014년 국민연금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무산시킨 적이 있다. 개인 주주들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연금(6650억원)에 개인 주주들 몫까지 더해져 SK이노베이션이 정한 매수 청구 한도(8000억원)를 넘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8000억원을 넘어서면 합병 조건 변경이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가 부양 등 개인주주 설득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별도 홈페이지 등을 만들어 합병 관련 시너지 효과에 대해 알리고 있다. 주요 기관투자자, 국내외 애널리스트를 통한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채널과 방식으로 합병 관련 시너지와 비전 등에 대해 일반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