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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션 or 리밸런싱]"전 세계는 구조조정 태풍"…글로벌기업 감원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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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션 or 리밸런싱]"전 세계는 구조조정 태풍"…글로벌기업 감원 릴레이

인텔·시스코·델부터 폭스바겐·테슬라·스텔란티스까지 인력 감축
인력 구조조정, 회사 경쟁력 하락 불러올 수 있어…악순환 초래할 수도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경기 위축 지속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당장 부담이 되는 인력비용을 줄여 재정악화를 막아보겠다는 고심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인력 구조조정이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위기 돌파를 위한 타계책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인텔이다. 인텔은 2분기 16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위기탈출 방법으로 인력 구조조정카드를 꺼내들었다. 인텔은 올해 전체 직원의 약 15%인 1만5000명을 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 델과 시스코도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PC제조업체 델은 이미 전체 직원의 약 10%가량인 1만2500여명을 감원했고 이를 통해 전체직원수를 12만명에서 10만명 미만으로 줄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도 전체 인력의 7%인 5000∼6000명의 감원을 추진중이다.

IT업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도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정확한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매체들은 최대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도 4월 전체인력의 10%인 약 1만4000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사내 이메일을 통해 알린바 있다. 스텔란티스도 10월부터 최대 2450명에 달하는 근로자를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기업별 감축 인원 규모. 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기업별 감축 인원 규모.


글로벌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의 재정 악화다. 매출이 줄면서 적자로 전환하거나 수익이 감소하면서 당장 부담이 되는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해고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들은 종종 위기탈출 전략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재정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회사 매출 감소의 원인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로의 변화’에 회사가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은 PC시장이 감소하고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도 이에 대응하지 못했고 AI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델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도 세계적인 흐름인 전기차로의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렇다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은 이러한 회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은 우수인력의 이탈을 조장하고 팀워크를 저하시킨다. 빠른 기술변화에 대응할 기술 인력을 보강해야 하지만 오히려 기술진이 유출돼 기업의 경쟁력이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기업들이 해외기업들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보다 상황이 나은편”이라면서 “인력 구조조정 보다는 사업구조 개선을 통한 매출향상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