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팔란티어와 손잡고 테네브리스 개발에 나섰다. 테네브리스는 경하중량 14톤, 전장 17m 규모에 고성능 하드웨어와 고도화된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USV는 무인으로 위험구역 감시정찰과 기뢰탐색·제거,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전력이다.
HD현대는 5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 엑스포에서 테네브리스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이달 9~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에도 전시됐다.
HD현대는 선박 건조에 이미 적용 중인 모듈러 공법을 테네브리스 개발에도 활용한다. 계열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시스템도 도입된다. REAIM 전시 현장에 있던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자에게 "모듈러 공법으로 경제적이면서도 빠르고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며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정이기 때문에 한두 번 공격받는다고 해서 막대한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팔란티어는 전쟁 상황을 판단하고 전술을 결정하는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REAIM 현장의 팔란티어 관계자는 기자에게 "AI가 표적의 위치와 주변 상황을 판단해서 가능한 전술 몇 가지를 제시하면, 지휘관이 그 중 하나를 최종 선택한다"며 "AI의 판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양질의 데이터를 정제하고 쌓아야 전장 AI 경쟁력이 결정되는 만큼 데이터 경쟁력을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HD현대가 팔란티어와 손을 잡고 AI 기반 USV 개발에 나선 이유는 미래 방산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배에 한 명이라도 타지 않으면 출항하지 못하는 규제가 미국과 여러 국가에 있는데다 AI 규범이 나라마다 제각각이므로 당장은 무인수상정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AI 시대를 맞아 AI 무인수상정을 지금부터 개발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HD현대 측은 "HD현대중공업이 축적해온 함정 분야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인함정 기술 역량 고도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