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이자 자존심인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사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해 1.8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시제품을 공개하고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만든다.
특히 인텔의 최신 AI칩 신제품인 루나레이크의 생산을 기존 TSMC에서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만든 제품을 본인들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인한 꼴이 돼버렸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가장 큰 고객이 인텔인 점을 생각해보면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의 제품 수주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심차게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추진한 미국과 일본기업들이 어려움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전통적인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은 영향력을 확대하며 계획대로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대만의 TSMC는 올해 2분기 파운드리시장점유율 62.3%로 1위에 올랐다. 이 수치는 전분기 기록한 61.7%에서 0.6%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다른 기업들이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삼성전자는 11.5%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지만 전분기 대비 점유율 증가가 0.5%포인트에 그쳐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TSMC와 삼성전자의 2강체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고객사들의 인식도 제품 생산처로 TSMC와 삼성전자만을 고려하는 눈치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이자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제품을 생산중인 "TSMC의 민첩성과 우리의 요구에 대응하는 능력은 놀랍다"면서도 "그러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젠슨 황 CEO가 말한 다른 업체가 삼성전자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