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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 "동업 정신 깨버린 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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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 "동업 정신 깨버린 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영풍,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서 기자간담회 개최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년 전 영풍에 입사했을 때 회사 사훈인 근면(勤勉)·성실(誠實)·인화(人和)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열심히 힘을 다해서 일하고, 숨김이 없어야 하고,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동업 정신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 의미를 최근 최윤범 회장이 깨버렸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작심 비판했다. 기자간담회에는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함께했다.
강 사장은 "지금의 영풍과 고려아연 두 회사는 지난 75년간 공동 창업자들과 그 후손, 그리고 수많은 임직원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우리 모두의 결실"이라며 "특히 고려아연은 애초에 영풍의 살(자본)과 피(인력)로 빚은 자식이다. 그런 고려아연을 영풍이 1대 주주 자리를 MBK에 양보하면서까지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단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죽했으면'"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올해 주총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무산되자 고려아연의 '영풍 죽이기'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반대로 아무런 제한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무산되자 영풍 죽이기에 나섰다"며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사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강 사장의 주장대로 서린상사는 2014년부터 영풍 측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2023년 9월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인적분할을 먼저 제안해놓고 올해 주총 전후로 그간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서린상사의 경영권 장악 이후 기존에 영풍과 고려아연이 함께 거래해 오던 고객사에 온갖 협박과 회유로 영풍과의 거래를 끊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특히 4월 15일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는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심지어는 기존 거래처에 영풍은 곧 망할 회사니 거래에 신중하라는 비방도 서슴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MBK와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영풍과 고려아연 모두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영풍은 MBK가 손을 잡은 것은 고려아연을 흔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영풍과 고려아연이 함께 살기 위함"이라며 "고려아연은 영풍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자식이 망가지는 걸 그냥 두고만 보는 부모가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또 "MBK와 손잡은 것은 고려아연은 이제 더 이상 몇몇 가족이 경영을 나눠서 할 규모를 넘어섰다. 회사의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한다"며 "현재 영풍의 경영진들의 역량도 부족했다"고 전했다.

고려아연 측이 제기한 공개매수 성공 후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강 사장은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 인위적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강 사장은 앞서 24일 진행된 고려아연 기자간담회에서 제기된 주장들에 대해서도 일부 반박했다. 먼저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이 "영풍이 고려아연 측에 산업폐기물을 떠넘기려고 해 동업 관계가 깨지기 시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갈등의 요소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없었던 일이 된 것을 가지고 뭘 싸우겠나.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